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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창간 70주년 재조명] 잊힌 대구의 '큰 어른' 이경희 선생을 아십니까

"독립운동 당연한 일" 유공자 신청 거부…의열 활동 안 알려져

독립운동가 지오 이경희 선생. 매일신문DB
독립운동가 지오 이경희 선생. 매일신문DB

◆나라 잃은 나는 못난이 '池吾' 호

매일신문이 창간 70주년을 기념해 광복 이후 초대 대구부윤(현 대구시장)과 경상북도 부지사 및 매일신문 전신인 남선경제신문 사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지오(池吾) 이경희(李慶熙, 1880~1949) 선생을 전시회와 특집 기사 등으로 집중 조명한다.

1880년 대구 무태(현 서변동)에서 태어난 이경희 선생은 '나라 잃은 나는 못난이'라는 뜻의 '지오'(池吾'못 지, 나 오의 훈을 땀)를 호로 삼았다. 교육계몽운동과 무장독립운동, 의열투쟁, 신간회, 조선경제연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대구 등에서 교편을 잡으며 독립사상을 고취하기도 했다. 1922년 의열단에 가입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폭파를 계획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고, 광복 후 미군정기 경북도 부지사와 대구부 초대 부윤을 역임하고, 1947년 경북독촉국민회 회장을 맡았다.

◆남선경제신문(매일신문 전신)사장 역임

1949년에는 남선경제신문(현 매일신문) 사장에 취임해 경제적 양극화와 같은 현실 문제를 비판하고 경제적 정의를 추구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경희 선생의 활동은 다른 독립운동가에 비하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경희 선생은 생전에 "나라 잃은 백성이 독립운동에 나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면서 독립유공자 신청을 극구 반대하고, 가족들에게도 독립운동 활동 내용에 대해서 함구했다. 더욱이 선생의 독립활동 중에는 비밀결사와 관련된 내용이 많아서 관련 자료조차 많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매일신문은 창간 70주년을 계기로 유족과 근현대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이경희 선생의 일생과 업적을 발굴하고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나선다.

매일신문과 대구광역시는 7일(목)부터 10월 3일(월)까지 '독립운동가 이경희 선생과 대구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대구 중구 대구근대역사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경희 선생의 딸 이단원(83) 여사가 지난해 대구시에 이경희 선생 관련 유품'유물'자료 717점을 기증한 것이 이번 전시회를 여는 계기가 됐다. 전시회에서는 이단원 여사가 기증한 자료들을 포함 독립기념관, 민족문제연구소,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영남대박물관, 계명대 동산도서관, 서울역사박물관, 개인(김화섭, 김일수) 등이 소장한 이경희 선생 관련 전시물과 3'1운동 이후 대구의 독립운동사를 살펴볼 수는 자료들이 전시된다. 고종황제가 이경희 선생의 부친 이병두 공에게 보낸 편지 '칙유', 이경희 선생이 가담했던 의열단 제2차 암살파괴계획에 대한 판결문, 이승만과 김구가 이경희 선생에 보낸 비밀편지 등 우리 근현대사 및 독립운동사를 좀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들이 선보인다.

관람 무료. 평일 오전 9시~오후 7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은 휴관한다. 대구근대역사관 홈페이지(artcenter.daegu.go.kr/dmhm), 053)606-6430.

한편 이경희 선생을 조명하는 특집기사도 7일 매일신문 창간 70주년 기념호에 실리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1회씩 5부작으로 게재된다. 매일신문은 이번 전시회 개최와 특집기사 연재에 그치지 않고, 이경희 선생 사료 발굴에도 나선다. 이경희 선생 관련 사진과 문서 등 각종 자료를 갖고 계신 독자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 053)251-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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