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사태 낙석과 '쿵'…봉화서 무궁화호 탈선

석포역 출발 동대구역행 열차, 굴현터널 입구 산사태로 사고

4일 경북 북부에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가 발생해 봉화 굴현터널에서 1671호 무궁화호 열차 1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주소방서 제공
4일 경북 북부에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가 발생해 봉화 굴현터널에서 1671호 무궁화호 열차 1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주소방서 제공

4일 경북 북부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산사태가 발생, 봉화에서 산사태 낙석을 피해 급제동한 무궁화호 열차 1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40여 명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사고였다.

이날 오전 8시 18분 봉화 석포면 석포역을 출발한 동대구행 1671호 무궁화호 열차는 출발 지점을 불과 1㎞ 지나자마자 아찔한 순간을 맞아야 했다. 석포면 굴현터널 입구 인근에 이르자 산사태로 무너져 내리는 낙석이 기관사의 눈에 들어온 것.

기관사는 비상제동 조치를 했지만, 열차는 멈추지 못하고 낙석과 부딪혔다. 그 바람에 전체 열차 5량 중 기관차 앞바퀴 2개가 궤도를 벗어났다. 또한 터널 입구에 길이 1m 정도 낙석이 여러 개 떨어져, 기관차가 낙석을 들이받은 후 터널 안까지 밀고 들어갔다. 무너져 내린 바위는 육안으로 봐도 수백 ㎏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곳에는 낙석 방호책이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열차에 탄 42명(기관사 등 승무원 포함)은 큰 화를 입을 뻔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 구간에서 무궁화호는 통상 시속 60㎞ 정도로 주행하며, 당시 사고 열차는 시속 56㎞로 달렸다.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서 마찰력이 떨어진 탓에 열차가 미끄러졌다"고 밝혔다.

코레일과 경북소방본부는 이번 낙석 사고와 관련, 최근 2, 3일간 내린 장맛비에 지반이 약해져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봉화에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부터 4일 오전 9시까지 봉화에는 82.5㎜의 비가 내렸다. 또한 봉화를 비롯해 영주, 상주, 문경, 예천 등 경북 북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철로 주변에 경사가 급한 절개지가 많은 것이 평소 안전 위협 요인으로 꼽혀왔다.

코레일 경북본부에 따르면 경북본부 관할 경북도내 9개 시'군에 걸친 323.1㎞ 철로 주변 낙석 우려 구간은 79곳이나 된다. 대략 4㎞마다 낙석 우려 구간이 있는 셈이다.

코레일은 장마전선 북상으로 6일까지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선로 순회를 강화하는 등 산사태 취약지점을 점검할 방침이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사고 직후 버스로 열차 승객을 모두 석포역으로 수송했다. 사고 열차는 오전 6시 30분 정동진역을 출발해 낮 12시 30분 동대구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코레일은 인력 120여 명과 기중기 2대 등 장비 8대를 동원해 사고 6시간 만인 오후 2시 15분쯤 복구를 끝냈다. 선로 피해가 크지 않아 선로 주변에 떨어진 돌을 치우고 탈선한 객차를 견인해 철도 운행을 정상화했다고 코레일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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