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국 총리, 메이 vs 브리섬 '女-女 대결'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을 이끌 차기 총리를 정하는 보수당 대표 경선 1차 투표가 5일(현지시간) 후보 5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유력한 총리 후보였으나 불출마를 선언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지지자를 지목하면서 경선이 여성후보들의 맞대결 구도로 돌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일 일간지 가디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브렉시트 진영을 이끈 존슨 전 런던시장은 여성후보인 탈퇴파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존슨 전 시장은 성명에서 "레드섬은 탈퇴파와 잔류파들을 수주일 또는 수개월 내 단합시키는 데 필요한 자질이 있다"며 "나는 내일 레드섬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녀가 차기 지도자에 필요한 민첩함과 추진력, 결단력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존슨 전 시장의 레드섬 후보 지지는 탈퇴파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에 대한 보복으로 비친다고 가디언은 풀이했다.

EU 탈퇴 운동을 이끈 존슨 전 시장의 측근으로 여겨졌던 고브 장관은 지난달 30일 "존슨은 총리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독자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존슨 전 시장은 캐머런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나 브렉시트 결정 이후 정책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다가 측근 고브로부터 배신까지 당하자 불출마를 선언했다.

존슨의 불출마로 경선 구도는 급격히 바뀌어 잔류파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상당한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가디언은 존슨 지지 의원들 가운데 아직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지 않은 의원들이 최다 25명까지 레드섬 후보를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존슨의 이번 결정으로 고브 장관이 결선투표로 가는 길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며 반대로 레드섬 후보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보수당 대표 경선은 EU 잔류파 메이 장관과 탈퇴파 레드섬 차관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BBC 방송 집계에 따르면 5일 현재 메이는 114명, 레드섬은 39명의 지지를 확보했으며 고브는 25명, 스티븐 크랩 고용연금장관은 22명, 리엄 폭스 전 국방장관은 8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

4일 밤 영국 방송 채널4이 발표한 집계에서는 메이가 120명, 레드섬이 37명, 고브가 31명, 크랩이 24명, 폭스가 13명 지지를 각각 확보했으며 106명은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보수당 소속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메이를 지지하고 레드섬은 멀찍이 뒤따르고 있지만, 일반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레드섬에 대한 지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 지지 활동가들이 만든 웹사이트 '컨서버티브홈'(ConservativeHome)이 1천214명에게 물어 4일 발표한 조사 결과, 레드섬 지지율이 38%로 오히려 메이(37%)보다 앞섰다.

이 사이트는 이런 결과에 대해 "적극적인 당원들이 레드섬과 메이의 결선을 바라는 상황"이라고 해석하면서 "덜 적극적이고 이번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당원들까지 참여한 여론조사라면 메이에게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추론했다.

존슨이 사퇴하기 전에 이 사이트가 한 지난달 29일 조사에서는 메이가 29%로 존슨(28%)에 근소하게 앞섰고 레드섬이 13.5%, 폭스가 13%로 3, 4위였다.

보수당 의원 331명은 5일, 7일, 12일 한 차례씩 투표를 시행해 최저 득표자를 1명씩 걸러내는 방식으로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다.

이어 약 15만 명의 보수당 당원들이 이들 두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9월 8일까지 우편투표를 벌여 총리가 될 당수를 선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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