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 젖니가 하나둘씩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한다. 먼저 큰 어금니와 아래 대문니가 돋아나고 이어 위 대문니가 젖니의 뿌리를 흡수하면서 젖니를 밀어내고 자리를 잡는다. 이어 가운데 앞니가 나고 작은 대문니와 작은 어금니 등의 순으로 이가 나게 된다.
영구치가 나는 과정은 12세까지 지속된다. 이 시기는 구강 내의 치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구강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지런하고 예쁜 이를 가질 수 있느냐가 이 시기에 달려 있다. 충치나 손을 빠는 습관, 외상 등 다양한 이유로 이가 제대로 나지 않으면 얼굴 아래쪽이 좌우로 틀어지는 안모비대칭이나 치아가 많이 겹치거나 비뚤어지는 부정교합, 발음장애, 턱관절 질환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치열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은 조기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치아 제대로 안 나면 얼굴 틀어져
아이들의 치열을 망가뜨리는 주범 중의 하나는 충치와 나쁜 습관이다. 입 안 후방부의 젖니가 충치로 인해 크기가 줄어들면 영구치가 앞으로 움직이면서 덧니가 생기게 된다. 손을 빨거나 혀를 내미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도 앞니가 서로 맞닿지 않고 공간이 생기는 개방교합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손 빨기 습관을 막는 교정장치를 사용하거나 혀를 내밀지 못하게 하는 교정장치로 치료할 수 있다. 조기 치료를 해야 치료 효과가 높고, 턱 교정 수술의 가능성도 낮아지게 된다.
치아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 '맹출'도 대단히 중요하다. 치관 부위가 구강 내에서 기능에 맞는 자리로 이동하는 것을 '맹출'이라고 한다. 맹출은 사람의 신체 부위 중 치아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턱뼈 속에서 만들어진 치아는 잇몸뼈를 뚫고 구강 내로 머리(치관)를 내민다. 치아 맹출은 턱뼈의 발육만이 아니라, 안면골격의 성장과 발육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한쪽 치아가 반대편에 비해 유난히 늦게 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가 제대로 맹출하지 못하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큰 어금니가 제대로 맹출하지 못하고 위'아래턱의 어금니가 적절하게 맞물리지 않으면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게 돼 근육 발달이 비대칭적으로 이뤄지거나 아래턱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 경우 얼굴 아래쪽이 좌우측으로 틀어지는 안모비대칭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성인이 될 때까지 두기보다는 쏠림의 정도가 덜한 조기에 치료해야 치료 효과가 높다.
위턱 가운데앞니(중절치)가 다른 쪽에 비해 유난히 늦게 나는 경우도 있다. 상당수는 아이가 넘어지면서 젖니가 손상을 입었거나 구강 내로 올라오지 않고 뼛속에 묻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양성 종양이나 낭종으로 인해 늦게 돋을 수도 있고, 위쪽 연조직이 너무 두꺼워 늦게 나는 경우도 있다.
◆숨은 송곳니 반드시 찾아내야
특히 위턱 송곳니는 돋아나지 않고 뼛속에 묻히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위턱 가운데 앞니와 가쪽앞니(측절치)의 치근이 흡수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치근이 흡수되면 다시 자라지 않고 평생 짧은 치근으로 살거나 아예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위턱 송곳니는 아래턱과 달리 제1작은어금니(소구치)나 제2작은어금니보다 늦게 나는 것이 보통이어서 돋지 않고 숨는 경우가 더 잦다. 위턱 송곳니의 맹출 방향이 위턱 가쪽앞니 또는 가운데 앞니로 향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치근 흡수는 10세를 전후해 치과용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 등으로 점검해야 한다.
치아의 매복은 조기에 치료하면 정상 상태가 되지만 치근이 흡수된 후에 치료하면 회복이 어렵다. 숨은 송곳니는 송곳니의 상태에 따라 장애요소를 제거하고 관찰하거나 외과적으로 노출시켜 교정장치를 부착하는 방법이 있다. 치과용 표준 구내 X-선 사진으로는 충치 등 1~3개의 치아 병변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범위를 볼 수 있는 파노라마 X-선이나 치과용 CT가 발견에 도움이 된다. 파노라마 X-선은 입 안에 보이는 치아만이 아니라 뼛속에 있으면서 아직 나오지 않은 치아까지 전체 치아의 상태를 알 수 있고, 과잉치(정상보다 치아 개수가 더 많음)나 결손치(정상보다 치아 개수가 적음), 매복치(뼛속에 묻혀 자력으로는 나오지 못하는 치아)의 유무와 치아를 감싸고 있는 치조골의 상태와 건강한 정도 등도 알 수 있다.
박효상 경북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는 "성장기 아동은 치아의 맹출과 유치의 흡수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특히 치아가 뼛속에서 움직이는 시기인 9~12세경에는 치아 맹출 순서와 맹출 시기의 적절성, 송곳니의 맹출 경로 등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조기에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박효상 경북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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