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멸종이 소행성의 지구 충돌로 한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십수만 년에 걸쳐 진행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널리 알려진 멕시코 칙술루브에 떨어진 소행성의 충격이 공룡 멸종에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자체를 유일한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 대학의 연구진은 이 같은 가설의 근거를 담은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5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진은 남극에 있는 한 섬에서 사라진 공룡 24종 가운데 10종이 6천600만년 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기 오래전에 멸종한 사실을 발견했다.
나머지 14종은 소행성 충돌에 따른 두 번째 멸종의 여파로 지구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두 번째 멸종이 일어난 이 시점에서 날지 못하는 전체 공룡을 포함해 지구에 있는 전체 생물의 거의 절반이 자취를 감췄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을 통해 이런 대멸종은 두 시기에 걸친 기후변화에 따라 서서히 이뤄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늘날 인도로 불리는 데칸고원에서 발생한 초대형 화산 분출이 첫 기후변화의 원인이었고 소행성 충돌이 두 번째 원인이었다.
두 차례 재난은 재와 먼지를 내뿜어 하늘을 가리면서 지구를 식혔을 수 있지만 대량의 온실가스를 내뿜어 장기적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촉진한 것으로 추정됐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시에라 피터슨은 "백악기 말 공룡의 집단 멸종은 화산과 운석의 조합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피터슨은 지구가 '원투 펀치'로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복싱 용어를 빌려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볼 때 이번 연구는 조개껍데기 화석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한 것으로요약된다.
연구진은 대멸종 시기인 백악기 말부터 고제삼기(신생대의 맨앞 시대) 초까지 살았던 조개껍데기 화석 29개를 분석해 기후변화를 측정해냈다.
6천550만년부터 6천90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들 조개껍데기는 앞서 멸종 표본으로 삼은 공룡들과 비슷한 지역에서 살았다.
연구진은 데칸 고원에서 화산이 폭발한 뒤 수천 년간 유독 가스를 하늘로 뿜어 올렸고 이 때문에 바다의 온도가 섭씨 7.8도까지 치솟았다.
초대형 화산 분출이 끝나고 15만년 정도 뒤 또 한 차례 바다 온도가 섭씨 1.1도정도 올랐는데 그것은 소행성의 충돌 때문이었다.
피터슨은 "이번에 알아낸 기온 기록은 화산 분출,운석 충돌,공룡 멸종 추세의상관관계를 보여준다"며 "그 상관관계는 기후변화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공룡의 멸종을 두고 화산 분출설,운석 충돌설,둘의 조합설 등을 따로 얘기해왔다.
최근에는 운석 충돌 뒤에 화산 분출의 악영향이 있었다고 강조하는 과학자들도 꽤 많았다.
그러나 이번 논문에서 연구진은 "생태계가 화산 분출로 인한 온난화로 스트레스가 높아졌기 때문에 운석 충돌의 파멸적 영향에 더 취약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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