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혜빈(34)은 최근 끝난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야 했던 '예쁜 오해영'을 연기했다. 아쉬움은 큰 듯 보였다. 그는 "'또 오해영' 속 예쁜 해영이도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았겠지만 스토리 전개 때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틈은 없어 아쉽다"면서도 박도경(에릭)과 '그냥 오해영'(서현진)의 사랑이 이뤄진 것으로 애써 만족해했다.
대신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감독 조성은)에서 연기한 여주인공 우연이를 언급하며 "사랑받는 인물을 연기해 너무나 행복하다"고 좋아했다. "매번 죽거나 상대를 떠나는 캐릭터만 연기했어요. 사랑받는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소원을 영화로 풀었네요.(웃음)"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는 이별했지만 헤어지지 못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감독과 여배우로 만난 우연이(전혜빈)와 선재(신민철)가 결혼하고 헤어지는 등의 관계를 참신하게 풀어냈다. 어렸을 때 '광년이' 캐릭터로 엄청난 사랑을 받은 연이. 하지만 현재 그는 카메라 공포증까지 생겼다. 술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연이의 상처를 아는 선재는 연이를 보듬는다.
2002년 걸그룹 Luv로 데뷔한 전혜빈은 "우연이와 마찬가지로 나도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 예전에는 내가 생각한 대로 세상이 돌아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두려운 존재였고, 사기와 배신을 당하면서 안 좋은 일도 겹쳤다"며 "우연이의 불안정한 모습이 나와 닮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통해 나의 상처까지 치료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데뷔 초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사돈'(24시간 춤추며 돌 수 있다는 뜻)으로 이름을 알렸으나 유명세는 독했다.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려고 했는데 오디션을 볼 때마다 예능 이미지 탓에 퇴짜를 맞았다. 그렇게 잊혀 갔다. 계속해서 드라마나 영화의 문을 두드렸으나 쉽지 않았다. 쓸데없이 여성 캐릭터를 소비하는 작품만 제의가 들어왔다. '충무로 입성이 이런 길밖에 없는 건가?'라는 고민에 빠졌다.
전혜빈은 "아무도 찾아주지 않았다. 가수 꼬리표 달린 퇴물, 재기 불능한 인물이었다"며 "가수도 아니고 배우도 아닌 애매한 방송 이미지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렇게 독이 된 예능이 다시 그를 살렸다. '정글의 법칙' 속 '여전사 이미지'로서다.
"내 인생에 좋은 약이 된 것도 예능인 것 같아요. 정글에 다녀오니 오히려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얘기까지 들었어요. 예전에는 누가 '이사돈' 하면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내가 알아서 돌아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능글맞아져서 그런 건지 의연해요(웃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또 오해영'과 '우리 연애의 이력'을 통해 사랑에 대해서도 배웠다. "어렵게 생각할 건 없는 것 같아요. 뭐가 맞는지 답은 없잖아요. 같이 있고 싶으면 있고, 싫으면 떨어져 있는 거죠. 쓸데없는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전혜빈은 "순수했던 그 시절의 전혜빈에게 부끄러워 한 내가 미안하다"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고 반짝반짝 빛난 순간이었는데 왜 지우려고 하고 없애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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