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닭개비'는 식물 이름에 동물 이름이 붙어 있다. '자주달개비'라고도 부르지만 정확한 이름은 '자주닭개비'이다. 자주닭개비는 우리나라 토종 식물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식물이라서 오늘 소개한다.
'자주닭개비'는 말 그대로 닭과 연관이 깊고, 닭의 배설물이 산성이라서 산성인 땅에서 잘 자라는 풀이라는 속설도 있다. 잎을 자세히 보면 대나무에서 잎이 나와 있는 것처럼 보이며, 영어로는 'Day flower'라고 한다.
나팔꽃처럼 아침에 꽃을 피우고, 오후가 되면 꽃봉오리로 있다가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꽃을 피운다.
'자주닭개비'의 생식기관을 살펴보면(사진 참조) 꽃잎 3장, 수술 6개로 수술대에 털이 많이 나있다. '자주닭개비'는 타가수정(다른 식물과 결혼)과 자가수정(한 꽃 안에 있는 수술과 암술이 수정)을 한다. '자주닭개비'꽃이 곤충을 유인해오지 못해 타가수정이 어려우면 자기 집 안에 있는 암술과 결합하는 자가수정을 한다. 주변 환경에 따라 결혼하는 방법을 달리하면서 자기 자손을 만드는 독특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봄과 여름에는 자주닭개비의 연한 잎과 줄기를 삶아 나물로도 먹고, 여름에 줄기와 잎을 말렸다가 차(茶) 대용으로 끓여 먹기도 한다. 풀 전체가 한방에서 종기를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고 하니 '자주닭개비'를 차로 달여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주닭개비'를 찾아다니다 보면 꽃색이 흰색, 청자색, 보라색인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야생에서 피는 수국도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꽃색을 만들듯이 '자주닭개비'도 환경에 따라 형태와 색상이 다양하다. 꽃색이 다양한 이유는 이 식물 주변의 토양 산성도 때문일 것이다.
꽃색은 식물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식물이 아름다운 꽃색을 만드는 것은 곤충을 유인해 결혼생활을 하기 위함이다. 즉, 예쁜 꽃이 있어야 많은 곤충들이 찾아온다. 보통 보라색 꽃은 곤충들이 좋아하는 색이다. 꽃잎 안쪽에 진한 보라색의 꽃맥을 따라 곤충들이 몰려든다. 이 꽃맥이 곤충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빨간색 꽃과 열매는 주로 새들이 좋아한다. 예를 들면 한겨울에 피는 빨간색의 동백나무 꽃과 사철나무 열매 등이다. 이 외에도 예쁜 꽃 대신에 다른 물질을 내어 매개자를 유인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시큼한 썩는 냄새를 풍기는 '갯괴불주머니'는 파리를 유혹한다.
야생에서 보라색 꽃을 보기 쉽지 않다. 한번 보라색 꽃이 무엇이 있나 떠올려보라. 아마도 쉽게 떠오르는 이름이 없을 것이다. 꽃색으로만 보면 아주 고귀하고 우아한 식물이다.
이제 '자주닭개비'는 과학실험실에서 잎의 기공(숨구멍)을 보는 실험재료나, 꽃집에서 사다 기르는 관상용 화분으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장마철이라 비가 너무 많이 오면 '자주닭개비'는 줄기가 약해 넘어지고 만다. 물론 꽃도 잘 피지 않는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조금이라도 나면 '자주닭개비'는 꽃잎을 잠시나마 피운다. 밤에는 볼 수 없는 꽃, 맑은 햇살이 비치는 아침 녘에만 볼 수 있는 꽃, '자주닭개비'를 보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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