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구벌 줌-인! 대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 대구 최초 수도 시설 대봉배수지

대봉배수지 1호지 본체 원형 구조물과 접합정.
대봉배수지 1호지 본체 원형 구조물과 접합정.

건들바위 네거리에 있는 수도산의 원래 이름은 삼봉산이다. 많은 대구 시민은 이곳을 수도산이라 부른다. 그렇게 불리게 된 것은 이곳에 대구 최초의 수도 시설인 대봉배수지를 세웠기 때문이다. 배수지는 수돗물이 각 가정에 공급되기 전 마지막으로 저장되는 물탱크를 일컫는다.

지금도 옛 수도 시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명소로 자리매김한 대봉배수지는 1914년 7월 대구부가 공사를 시작, 1918년 3월 완공한 일본식 건축물이다. 이 배수지가 세워짐으로써 대봉동, 봉산동, 중앙통 일대 4만 명에게 최초로 수돗물을 공급하게 됐다. 2006년 향토사적 및 상수도 시설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청으로부터 근대문화유산(등록 문화재 제251호)으로 지정됐다. 대봉동에 위치하게 된 까닭은 지금의 '캠프 헨리' 일대가 그 당시에는 일본군 주둔지여서 일본인에게 수월하게 식수를 공급할 목적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대봉배수지는 원형 콘크리트 구조물로 내부 직경이 24.5m이고 용량은 1천580t이다. 내부는 도류벽을 만들어 고인 물이 정체되지 않도록 했다. 먼지나 이물질 등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콘크리트 뚜껑을 설치하고 그 위를 찰흙으로 덮었다. 둘레에는 11개의 원형 창을 일정한 간격으로 테두리를 꾸며 설치하여 내부를 밝게 하는 동시에 공기를 빼내는 용도로 이용하였다.

일제 때 만들어진 돔 원형 대봉배수지 건축물의 맨 위쪽에는 날마다 새롭다는 뜻의 '일일신'(日日新)이란 글씨가 현판처럼 새겨져 있다. 항상 신선한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무척 인상적이다. 인구 증가로 수돗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1호 배수지 옆에 1924년 2호 배수지를 추가로 증설, 2008년 12월 말 사용을 중단할 때까지 83년 동안 사용했다. 그밖에도 붉은 벽돌과 정교하게 가공된 화강석을 사용해 화려하게 장식한 접합정(보조 물탱크)을 비롯해 염소 투입실, 창고로 사용하는 돔 형태의 작은 건물 등 여러 시설물이 보존돼 있어 과거 근대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대봉배수지가 위치한 곳은 현재 대구상수도사업본부가 자리해 시민 식수를 책임지고 있다. 대봉배수지 관람과 더불어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상수도 100년의 역사 시설물과 최첨단 정수처리 과정을 직접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김문수 본부장은 "대봉배수지와 연계해 시민들에게 수돗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소통의 기회가 되는 수돗물 체험투어를 마련하고 있다"며 "배수지는 이 일대에서 가장 높고 숲으로 이루어진 명당에 자리 잡은 명소"라고 설명했다.

대봉배수지 공원은 24시간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수돗물 체험투어는 30명 이상 단체가 신청하면 무료 버스를 제공하여 최신 시설을 갖춘 문산정수장까지 투어를 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053)670-2171, 또는 홈페이지 www.dgwater.go.kr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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