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실상 친박계가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섰다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친박계의 최고 실세인 최경환 의원(경산)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친박계에서 출마한 후보가 '책임자 처벌론'을 거론하며 칼날을 친박으로 겨누면서 친박이 사분오열되고 있어서다. 친박이 새누리당 내에서 수적으로 우세하지만 당 대표 후보를 놓고도 조율하지 못할 만큼 친박이 분화하자 정부 임기 말 상황에 당권 장악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 중 가장 먼저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은 4선의 이주영 의원이다. 이 의원이 지난 3일 공식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7일 이정현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장을 던졌다. 친박 의원 두 사람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서청원 추대론'에 힘을 실으며 서 의원의 등을 떠밀고 있다. 친박 안에서 당 대표 '교통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주영 의원을 더 이상 친박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이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으나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다. 출마선언문에서 이 의원은 당 내분이 계파 갈등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혁신의 첫 관문은 책임 있는 인사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데 있다. 무엇보다 자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다수인 친박, 친박 안에서도 실세인 특정 의원을 지목해 '친박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이 의원이 스스로 친박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 7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시사 전망대'에 출연한 이 의원은 서청원 추대설에 대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묻는 것이 민주 정당의 모습"이라며 서 의원도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비박계는 서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비판을 쏟아붓고 있다. 20대 총선 선거 민심이 친박 세력에 경고장을 날린 셈인데 최경환 의원까지 불출마 선언을 한 마당에 친박의 좌장인 서 의원이 당 대표를 노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논리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출마하겠다는 최경환 의원의 이야기와도 엇박자가 나고, 국민이 친박 패권주의를 그만두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계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번 전대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비박계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도 서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이미 많은 경쟁자들이 출마 선언을 했고 그런 부분에서는 여러 가지 모양이 조금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20대 국회 새누리당 의석수는 총 129명. 이 중 친박계는 전체 의원의 58.9%인 76명으로 추정된다. 세로 보면 친박이 우세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이 나뉘면서 친박이 몰락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서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머뭇거리는 이유는 비박에서 제기하는 책임론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출마 선언을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친박이 당내 다수라는 말도 올해 말까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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