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발레리'는 '지구는 이름 없는 자에 의해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아버지 이경희에 대한 재조명을 계기로 지역의 이름 없는 독립투사들을 다시 비추는 움직임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매일신문 창간 7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지오(池吾) 이경희(李慶熙'1880~1949) 기획전시 '나라를 잃은 못난 나, 지오-독립운동가 이경희와 대구의 독립운동' 개막식이 7일 오후 2시 대구근대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렸다. 김승수 대구시 행정부시장, 최길영 대구시의회 부의장,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차순자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김명환 광복회 대구시지부장 등 여러 내빈이 참석했다. 여창환 매일신문 사장은 "이경희 선생은 대구의 독립운동가이고, 매일신문의 전신 남선경제신문의 사장도 역임했다. 7월 7일 매일신문 창간 70주년 기념일에 전시 개막식을 열게 돼 여러모로 뜻깊다"고 인사말을 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이경희 선생의 막내딸이자 이번 전시를 위해 아버지 관련 유품'유물'자료를 기증한 이단원(83) 여사였다. 참석자들에게 거듭 인사를 하며 아버지를 기리는 전시를 찾아준 데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단원 여사는 전시장 입구에 붙어 있는 자신의 어릴 적 가족사진 속 아버지와 어머니를 손으로 가리키며 "이번 전시는 아버지를 조명하는 것이면서 어머니도 함께 기리는 것이다. 어머니도 내게는 독립유공자인 셈"이라고 했다.
이단원 여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공사판에 밥장사도 하고 보따리 장사도 하는 등 큰 고생을 했다. 결국 어머니는 아버지가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1979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때부터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는 일에 나섰다"며 "아버지의 독립운동 족적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묵묵히 고생한 어머니를 기리는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전시 개막식에 참석하고 보니,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 참 잘했다 싶다"고 했다.
이단원 여사를 모시고 함께 경기도 양평에 살고 있는 딸 이선현 씨는 "외할아버지의 발자취가 어머니의 노력으로 빛을 보게 됐다. 하지만 이름도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독립운동가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이번 전시가 그들에 대한 발굴 및 조명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3일까지 계속된다. 고종황제가 이경희 선생의 부친 이병두 공에게 보낸 편지 '칙유', 이경희 선생이 가담했던 의열단 제2차 암살파괴계획 판결문, 이승만과 김구가 이경희 선생에 보낸 비밀편지 등 우리 근현대사 및 독립운동사를 좀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들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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