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공부에만 집중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집 근처 독서실이 대안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드라마 '응팔'의 '쌍문동 자지마 독서실'을 떠올린다면 '아재'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프리미엄급을 표방하는 요즘 독서실들은 결코 '해방구'가 아니다.
우선 '꿀잠'이 거의 불가능하다. 보통 새벽 2시에 문을 닫는데, 관리자가 곳곳에 설치된 수십 대의 CCTV로 자는 학생을 찾아내 깨운다. 면학 분위기를 흐리는 학생은 3회 경고 후 퇴실 조치를 하는 곳도 있다.
자리를 오래 비우는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 철저한 지문 인식 시스템 덕분이다. 독서실에 도착하거나 퇴실하면 곧바로 가족에게 안내 문자가 발송되고, 외출 후 30분이 지나도록 복귀하지 않아도 문자가 날아간다. '토즈 스터디센터' 범어점의 황윤재(48) 대표는 "확실한 관리를 선호하는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며 "방학을 앞두고 등록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간 활용이다. 예전에는 칸막이 책상만 빼곡했다면 요즘은 이용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추세다. 독립된 개별 공간인 싱글룸, 여러 명이 칸막이를 두고 공부하는 오픈룸, 어느 정도 소음이 허용되는 프리룸, 4~6명이 토론 가능한 그룹스터디룸 등을 골라서 공부할 수 있다.
졸릴 때 서서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이 설치된 곳도 있다. 차와 간식을 제공하는 코너는 필수다. 이 밖에도 자작나무로 제작한 책상, 밝기 조절이 가능한 좌석 LED 스탠드, 노트북 무상 대여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독서실 총무는 유니폼을 입고 '매니저' '멘토' '아미' 등으로 불린다.
3년 전부터 대구에 등장한 이런 프리미엄 독서실의 이용요금은 월 20만원 안팎이다. 하루만 쓸 경우 1만4천원 수준으로 높다. 그럼에도 줄을 서야 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한다.
역설적인 것은 프리미엄 독서실의 인기 배경이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의 급증이란 점이다. 취직 공부에 매달리는 청년층이 많을수록 독서실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썸팩토리' 신매점 홍성철(44) 대표는 "새로 문을 연 공공도서관들은 도서 열람만 가능하도록 해 취준생들이 갈 곳이 없다"며 "독서실 운영에는 공시족이 도움되지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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