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고…박보정 작가 직접 빚은 얼굴상 배치
칠하고…김윤경 작가는 얼굴상에 하얀색 입혀
8월 21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
봉산문화회관 기획 '2016년 유리상자-아트스타' 세 번째 전시는 회화를 전공한 김윤경과 박보정 작가의 공동 설치 작품 '하얀방'(White Void Room)이다.
7m 높이의 천장과 흰색 바닥이 있는 유리상자 공간을 채운 듯 비운 하얀 방, 세상의 모든 빛이 모이는 곳이다. 김윤경'박보정 작가는 그 방을 그녀들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김 작가는 하얀 방을 본인이 좋아하는 물건들로 채웠다. 박 작가는 손으로 빚은 수백 개의 얼굴상을 본인이자 타인이며 불특정 다수의 얼굴로 만들어 바닥에 배치시켰다. 석고상과 해골, 새장, 멈춘 시계, 초, 빈병, 꽃과 과일, 그리고 화려한 보석들은 바니타스화(Vanitas, 인생의 덧없음과 무상함을 미술에 표현한 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물들로,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상징적인 물건들이다.
김 작가는 이 물건들을 하얀색으로 칠했다. 이것으로 사물 본연의 색을 지워버리려 한다. 바닥에 깔린 얼굴상들은 얼핏 보면 석고상 같기도 하지만 표정이나 생김새에서 승려나 부처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박 작가의 불교적 믿음과 한국 전통사상인 샤머니즘적 요소 등을 보여주는 요소이다. 너무도 소박하고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작고 하얀 조소 작품들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너무도 다른 우리 개개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을 보다 보면 두 작가가 부제목으로 정한 '세상의 모든 빛이 모이는 곳'이란 말이 얼추 맞는 것 같다. 빛의 3원색이 모이면 흰색이 되는데, 세상의 모든 것들, 즉 삼라만상이 빛에 의해 그 존재를 드러냈다가 모두 하얀색으로 변한 것이다.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사랑과 이별로 얽히고설킨 인생사가 눈앞에 펼쳐질 때 밀려오는 두려움과 허망함을 두 작가의 시각으로 묘사한 것이다.
전시는 8월 21일(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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