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왜관역 광장에서 사드 칠곡 배치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김윤오 칠곡군 대통합추진위원장)가 주최한 범군민 궐기대회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순식간에 3천여 명이 몰려왔다. 참석자들은 이날 목이 터져라 "사드 칠곡 배치 반대"를 외쳤고, 반대 서명에도 앞다퉈 동참했다.
궐기대회가 열린 오후 4시 왜관읍 한낮 기온이 34℃를 넘어서면서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역 광장 바닥은 50도가 훌쩍 넘었지만 참석자들 중 자리를 뜨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 백선기 칠곡군수와 조기석 칠곡군의회 의장이 사드 칠곡 배치 반대 결의를 다지는 삭발을 하자 장내는 숙연함을 넘어 정적감마저 돌았다. 삭발 중 백 군수와 조 군의장의 눈가에도, 이를 지켜보던 군민들의 눈가에도 이심전심인 양 분노의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머리에 '사드 배치 반대' 붉은 띠를 동여매고 백 군수 뒤에서 구호를 외치던 백 군수의 부인 장세현 씨는 남편이 안경을 벗고 삭발을 시작하자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주위에 있던 참석자들의 눈시울도 이내 벌게졌다.
보수 중의 보수인 대한노인회 칠곡군지회,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 고엽제 전우회, 이북5도민회 등도 이날만큼은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송권달 칠곡노인회장은 "칠곡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조상을 뵐 면목이 없다. 노인회가 일치단결해 반대 운동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했다.
백선기 군수는 "국가 안보를 위해 미군에 왜관읍 중심지 땅 330여만㎡(100만 평)를 내주고, 60년 가까이 지역발전과 성장에 애로를 겪어온 우리에게 보상은커녕,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전자파 덩어리 사드를 배치하려는 정부의 행태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낀다"며 "(사드 배치에) 칠곡군의 한 줌의 흙도, 한 평의 땅도 내줄 수 없다"고 분노를 토했다.
조기석 군의장은 "미군부대 때문에 고통받아왔는데 또다시 미군부대 때문에 사드를 받아야 한다면 이참에 미군부대를 이전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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