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성수(가명'46) 씨는 최근 대학에 입학한 자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낙담한 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신용등급이 8등급인 데다 다른 은행의 대출금 상환마저 연체 중이어서 추가 대출이 곤란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며칠간 고심한 끝에 저축은행을 찾아 대출 여부를 문의했다. 은행보다 금리가 높았지만 7%대 금리로 대출에 성공했다.
저축은행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의 수가 11만 명 증가했다. 4년 만에 최대 증가치다.
1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저축은행 거래자 수(여신 기준)는 163만5천328명으로 전 분기보다 11만2천886명(7.41%) 늘었다. 2012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저축은행 거래자 수는 2007년 1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가 2010년 이후 증가 추세다.
저축은행을 찾는 이들이 증가한 것은 은행에서 대출이 쉽지 않은 데다 저축은행들이 올 초부터 연 10%대의 중금리 상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신용등급 4~7등급이 대상이며 연 6~13%대의 금리를 적용한다. 출시 7개월 만에 누적대출 900억원을 돌파했다. 웰컴저축은행의 텐,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와우론, OK저축은행의 스파이크OK론도 10%대의 금리로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대출 문턱이 낮은 것도 저축은행의 매력이다. 저축은행의 상품들은 무방문'무서류'모바일 대출이라는 편의성도 갖추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4로, 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인 4보다 월등히 낮게 나타났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금리나 만기 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는 회사보다 많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중금리 대출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칫 과당경쟁이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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