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이 일상이 되고 있다. '호모인턴스'(정규직 채용이 안돼 인턴만 반복한다는 뜻), '인구론'(인문계 90%는 논다는 뜻) 등은 이런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채용 문턱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청년고용 없이는 지역의 미래도 기약하기 어렵다. 대구시가 '청년 1명 더 채용하기 운동' 등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도 이런 절박함 때문이다. 취업난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청년'일자리 지원 기관의 모습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기업의 미래, 인재 채용에 달렸다
대구지역의 청년(15~29세) 고용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구의 올해 1분기 청년고용률(38.7%)과 실업률(13.5%)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고용률은 0.6%포인트(p) 줄었고 실업률은 2.1%p 증가했다. 하지만, 반가운 지표도 눈에 띈다. 지속적인 청년층의 경제활동인구 증가와 비경제활동인구 감소다. 이는 청년들이 일할 의지를 갖고 구직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기업들의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의 산업생산,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 부진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 여건도 불확실성이 높아 기업들이 선뜻 신규 고용에 나서기가 어렵다. 그나마 자연퇴직 등으로 인한 인력을 충원하는 경우에도 경력직을 선호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여건에서도 청년 고용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있다. 단기간의 수익보다는 먼 미래를 보고 청년고용에 '투자'하는 기업들이다.
지역 건설업체 ㈜서한(대표 조종수)은 2013년 이후 최근 4년 새 35%나 고용을 늘렸다. 매출액도 2011년 대비 현재 거의 4~5배로 증가해 인력이 많이 필요했다. 서한 관계자는 "수년간 건설 경기에 힘입어 매출이 늘어나면서 인력 충원을 계속할 필요성도 있었지만, 고인 물이 썩지 않으려면 젊은 피를 계속 수혈해야 한다는 CEO의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서한은 특히 경력직을 선호하는 여타 기업들과 달리, 고용노동부의 '청년취업 인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 163명을 뽑았는데, 이 중 55명이 지역 대학에서 토목'건축 등을 전공한 청년인턴이었다. 정부는 청년인턴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 1인당 600만원의 인건비를 기업에 지원하고 있다. 인턴 기간 동안의 인건비는 물론 기업의 몫이다. 서한은 청년 인턴들을 건축토목 현장이나 관리직에 배치시켜 일을 배울 수 있도록 했고, 거의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서한 관계자는 "지역의 좋은 인력들을 뽑기 위해 대학에 학생들의 소개를 부탁할 때가 많다. 신입사원 경우 새로운 건설공법에 대한 습득도 빠른 장점도 있다"고 했다. 서한은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자 매년 전 직원 해외연수를 실시하거나 자녀학자금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대구의 자동차부품업체인 ㈜성진포머(대표이사 손석현)는 2014년에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된 지역의 대표 강소기업이다. ㈜만도와 평화발레오 등에 차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성진포머 역시 2013년 414명이던 직원 수를 지난해 543명으로 늘렸다. 매출이 늘고 납품 수주가 늘면서다. 성진포머 관계자는 "직원들이 오고 싶어하는 기업으로 키우자는 CEO의 뜻에 따라 채용과 직원복리 후생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성진포머는 작년부터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함께하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기존 작업 공정에서 각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조금 줄이고, 인력을 더 채용해 그 시간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 사업으로 정규직 26명을 채용했다. 이 사업으로 채용된 직원에게는 1인당 월 90만원까지 정부 지원금이 나온다. 성진포머 관계자는 "기존 작업자 경우 근무시간이 준 만큼 급여가 줄 수 있지만, 이를 임금협상 때 감안해 불만이 없도록 했다"며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좋은 정책"이라고 했다.
성진포머는 이외에도 자체 '냉간단조 기능인력 양성학교'를 운영하거나,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원을 받아 'CNC가공기능훈련학교'를 개설하는 등 일하고 싶은 기업이 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구시, '청년 1명 더 채용하기' 캠페인
대구시는 청년고용 분위기 확산을 위해 '청년 1명 더 채용하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경영계와 노사가 합심해 청년을 1명씩 더 채용하기로 하고, 대학 등 교육계와 한국감정원, 대구도시철도공사 등 공공기관도 참여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등은 정부와 대구시의 인턴사업, 채용장려금 지원 등 다양한 청년고용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하고, '청년 일자리 나누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서한이나 성진포머 사례처럼 기업들도 정부의 다양한 청년고용 지원사업(표 참조)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지자체 모두 청년고용 확대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기업들이 이런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청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지역도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업인들에게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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