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사냥놀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7일 만난 황영호(43'사진)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이수자 겸 공연기획 감독은 청송 잡색놀이 복원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탈을 쓰고 주로 공연하는 황 감독은 자신이 쓰는 하회탈과 비슷한 탈이 발견됐다고 하면 전국 어디든 찾아가 그 탈에 대한 연구에 매달린다. 그는 현재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에서 선비와 백정 배역을 맡아 공연하고 있다.
황 감독은 몇 해 전 청송읍 청운리 청운풍물놀이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보게 됐는데 그 자료에서 그의 두 눈에 번쩍 띈 한 사진이 있었다.
황 감독은 "1966년 2월 10일 청운분교 승격 독립교건립 모금기념행사를 마친 뒤 찍은 주민들의 사진이었다"며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호랑이탈이 눈에 확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가 본 것은 2009년 청송군과 대구가톨릭대학교가 청운풍물놀이에 대해 연구'발표한 자료다. 이 연구보고서는 '현재 청운풍물놀이는 명맥이 끊겼고 풍물놀이를 할 때 함께 진행된 잡색놀이는 복원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구보고서의 한 사진을 근거로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보통의 잡색놀이는 우리 일상에 흔히 등장하는 인물'동물 등이 등장하는데 청운풍물놀이는 산촌이라는 고유의 특색 때문에 색다른 것들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이 주목한 것은 바로 '포수'와 '호랑이'였다.
그는 "사진에 총을 든 포수가 나오는데 그 이전에는 활 등을 사용한 사냥꾼이었을 것이고 우리 전통 민화에서 보는 호랑이는 눈은 크고 무섭게 생겼지만 이 사진에 나오는 호랑이는 눈을 감고 웃는 표정이라는 것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사진에 등장하는 청운마을은 주왕산 길목에 있는 동네며 주왕산에는 지난 2007년 1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사라진 내원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호랑이 마을'이라고도 하는데 마을 주민들이 호랑이를 수호신으로 모시며 동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1940년쯤 일제강점기 때 주왕산 금은광이삼거리에서 목재와 광물 등을 약탈했던 일본인들이 호랑이에게 습격당하자 그들이 대규모로 사냥꾼을 풀어 호랑이를 사라지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황 감독은 "호랑이를 숭배하는 마을이 인근에 있었다면 분명히 호랑이가 사냥의 대상이 아니라 수호의 대상일 것"이라며 "일제에 의해 사라진 문화를 복원하고 전해지는 가락과 구전 등을 토대로 가칭 '청송사냥놀이'에 대한 대본 작업이 90% 이상 끝나가고 있다. 작업이 끝나면 청송 주민들과 함께 마당극을 만들어 청송에서 공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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