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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사드 배치 사실상 결정…이르면 다음 주 발표 계획

"방공포대 있는 성산리 최적" 한·미 당국 행정절차 진행

성주군 성주읍 인근 해발 350m 산 정상에 사드 배치 유력지로 알려진 성산포대가 자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성주군 성주읍 인근 해발 350m 산 정상에 사드 배치 유력지로 알려진 성산포대가 자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지역으로 성주 성산리 일대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이 이날 오후 6시부터 군청 마당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성주군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군민 5만 명 전원이 참가하는 초강경 대정부 투쟁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한미 국방 당국은 공동실무단이 성주를 최적 부지로 평가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양국 군 수뇌부에 보고하는 행정적인 절차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에 성주를 최종 배치지역으로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공식 부인했지만 "한미가 군사적 효용성 등을 면밀하게 따져본 결과 공군 방공포대가 있는 성주가 최적합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양국 군 당국의 행정적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전언이 이날 정부 안팎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성주 성산리가 선정된 것은 군사적 효용성뿐만 아니라 국내외 파장 등을 두루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드는 전방 200여㎞ 반경을 방어하는데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면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평택'서울 남쪽 경계 등 수도권 남부, 강원도 강릉 인근까지 방어할 수 있다는 것. 이 범위에는 주한 미 공군이 있는 군산기지도 포함된다.

또한 사드는 후방 약 100여㎞ 반경도 방어할 수 있는데, 성주와 부산 북쪽 경계선이 약 100㎞ 떨어져 있음을 고려하면 남부 지역 상당 부분도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사거리 200㎞에 달하는 북한의 300㎜ 신형 방사포의 타격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고, 성주가 한반도 남동쪽에 있어 중국을 덜 자극하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주 확정' 소식이 알려지자 김 군수는 "5만 성주군민 모두를 죽이는 사드 배치를 결사반대한다. 지역민 동의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가는 중앙정부 발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단식농성에 들어간 그는 "레이더 전자파 영향권 5.5㎞ 내에는 월항'초전'선남면 등 성주 절반이 포함돼 참외 생산 기반이 무너져 내리면서 지역 경제가 완전 붕괴한다"며 "제1'2차 성주일반산업단지 기업 유치가 차질을 빚고 각종 개발 제한과 주민의 대규모 이동 등으로 지방자치단체 존립마저 위협받을 수 있어 성주는 군민 전원이 참가하는 대정부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경북도에 공식 통보가 없으며 현재 여러 경로로 확인 중이다. 공식 입장 표명은 최종 확정지를 파악한 뒤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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