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정지역에 느닷없는 사드…참외농가 다 죽으란 말"

사드 성주 배치 사실상 결정…"절대 못들어와, 끝까지 투쟁" 성주 민심 폭발

12일 사드 배치 지역이 성주군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자 김항곤(앞줄 가운데) 성주군수와 군의원들이 군청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2일 사드 배치 지역이 성주군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자 김항곤(앞줄 가운데) 성주군수와 군의원들이 군청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2일 한미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를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지자 성주군민들이 폭발했다.

성주군민들은 중앙정부 정보에 가장 밝아야 할 지역구 국회의원의 행보에서부터 분노하고 있다. "성주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제20대 국회 전반기 정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으면서도, 정부와 국방부 측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를 확정한 것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성주 한 군민은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 의원이 성주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확실시될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성주는 이 의원의 고향인데도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처럼 비쳐, 지역 현안 문제는 아예 내팽개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군민은 "국회의원이 이 모양이니 청정지역인 성주에 사드가 느닷없이 날아오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성주군민들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 절대 사드는 못 들어 온다"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동인(65'성주읍) 씨는 "전국 참외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성주지역에 사드가 배치되면 참외 농가는 망한다"며 "지가 하락은 물론 성주읍 공동화 현상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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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51'성주읍) 씨도 "제1'2성주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인구도 늘고 지역경제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가 배치돼 기업 유치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5만 명의 군민들을 모두 죽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끝까지 반대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김항곤 군수 등이 12일 오후부터 단식 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성주군과 성주군의회, 성주군사회단체들은 이날 사드성주배치반대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반대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사드성주배치반대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는 성주군과 성주군의회, 사회단체 등 55명으로 구성했으며, 위원장으로는 이재복 성주군사회단체협의회장이 선출됐다.

사드성주배치반대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성밖숲에서 5만 명의 군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고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재복 사드성주배치반대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5만 명의 군민들과 함께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며 "사드 배치 결사반대운동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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