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수필: 다시 태어남

# 다시 태어남

나는 유달리 중고품을 좋아한다. 아파트 재활용장이나 쓰레기 더미 있는 곳에는 나도 몰래 눈길이 간다. 두류공원 재활용시장이나 달성공원 앞 중고품 파는 곳을 지나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지 못하는 것처럼 나도 몰래 눈길이 발길이 그곳에 가 있다.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는 형편이지만, 이곳에 오면 신상품 파는 곳에서는 보기 힘든 신기하고 좋은 것들이 나를 유혹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예쁘기도 하여 점심값도 아껴가며 꼭 사고 만다. 때론 중고 옷도 사서 세탁하고 다림질하여 새 옷을 만들어 입는다. 친구들은 중고를 좋아한다고 이상하게 말하지만, 거금 주고 사는 새 옷보다 훨씬 내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그래 저래 사들인 바이올린 모양 벽시계는 찰칵찰칵 노래하며 시간을 알려 주고, 도자기로 만든 삼각형 주전자는 광채를 발하여 가습기 역할도 해주고, 게르마늄 물단지는 정수기 역할을, 프랑스제 예쁜 벽 거울은 나의 모습을 비춰주고, 삼익이라는 이름표를 단 장식장은 내 책들의 집이 되고 있다. 이런저런 모양의 연적들이며 아기자기한 도자기 단지들이 명품은 아니지만 우리 거실을 빛내주고 있다.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중고품을 구매하여 목욕재계시켜 빛내고 광내어 우리 집을 장식해주고 나는 멋쟁이로 살고 있다. 나의 애장품 중고품을 영원히 사랑하며 살련다.

최순자(고령군 다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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