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율(34)은 자신의 다른 모습을 꺼내 보인 데 대해 만족했고, 관객이 이를 알아봐 준 것에 대해서도 고마워했다.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동근(조진웅) 등 사냥꾼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 기성(안성기)의 목숨을 건 16시간의 추격을 다룬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은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으나 배우들의 연기 보는 맛은 색달랐다.
악한 사냥꾼 무리 중 하나였던 대부업체 맹 실장 역할을 맡았던 권율의 연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젠틀한 이미지는 오간 데 없었다.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미지를 억지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죠. 다만 저는 하고 싶은 역할, 할 수 있는 역할을 두려움 없이 다가가는 것 같아요. 기존 이미지가 바뀔지언정 어떤 역할이든 두려움 없이 도전하자는 생각이 커요."
극 중 맹 실장은 다른 사냥꾼 무리와 달리 감정 변화의 폭이 컸다. 죽은 동료의 발에 자신의 구두 치수가 맞나 대보고 신발을 벗겨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보일 때 특히 돋보였다.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하는 이유다. 기성과 대결하는 또 하나의 사냥꾼으로 완벽히 탈바꿈한다.
권율을 돋보이게 하는 이 지점은 사실 조진웅의 도움이 컸다. "(조)진웅 선배와 출연진이 회의할 때 나온 아이디어였죠. 제가 슈트에 구두를 신고 다니니깐 발이 접질리고, 아프더라고요. 그걸 본 진웅 형님이 걱정을 많이 해주셨어요. '더 뛰어다녀야 하고, 더 추워질 텐데 다른 사람의 옷을 입든지, 신발을 신든지 하는 게 어떻냐?'고 하시더라고요. 그 아이디어를 감독님이 받아들이셨죠. 그 장면이 없었다면 맹 실장이 그리 임팩트 없지 않았을까 할 정도예요. 이 정도면 우연이면서도 필연적인 신이 아니었을까요?(웃음)"
권율은 영화 '명량'에서 만난 김한민 감독과의 인연으로 '사냥'에 출연하게 됐다. 제작사 대표이기도 한 김 감독이 '사냥'을 기획했고, 안성기를 주인공으로 내정해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네가 맹 실장을 맡으면 재미있는 지점이 있을 것 같다"는 김한민 감독의 말도 기분 좋고 고마웠지만, 대선배 안성기와의 호흡도 끌리는 지점이었다.
"'명량'의 최민식 선배나 '사냥'의 안성기 선배를 보면, 내가 감히 어떻게 평가를 하긴 죄송하지만 후배들이 존경하는 이유가 당연히 있는 것 같아요. 포용력, 친화력, 작품을 향한 집중력 등등 뭐 하나 부족함이 없어요. 오래 했다고, 스타가 됐다고 그들에게서 느끼는 존경심과는 다른 거예요. 후배라면 누구나 작업하고픈 선배들이 아닐까 싶네요. 주위에 그런 선배들이 꽤 많으셔서 좋아요."
권율은 케이블채널 tvN 월화극 '싸우자 귀신아'로 돌아왔다.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서현진이 '또 오해영'으로 사랑받았는데 그 시간대를 이어받는 것이 부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권율은 "고정 시청자층을 모아준 게 고마운 상황"이라며 "어느 작품이나 마찬가지로 부담은 있다. 다만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 또 내 연기가 작품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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