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시내버스 '임금 갈등' 파업 위기

대구시 재정 부담 줄이기 '인전비 이원화' …노조는 반발

대구 시내버스가 파업 위기에 내몰렸다.

'인건비 이원화'를 통해 버스 준공영제 재정부담금 인상을 막으려는 대구시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내세우는 버스 노조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기사 인건비의 이원화'는 촉탁(60세 정년을 넘긴 운전기사와 매년 계약)과 신입 운전기사의 임금을 현재보다 낮춰 인건비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임금 이원화 도입을 두고 운송사업자와 노동조합은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에 대한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14일 첫 조정위원회를 연다. 이후 18일 2차 조정위원회에서도 양측이 합의하지 못할 경우 노조는 화요일인 19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임금 이원화'가 도입되면 신입 운전기사의 경우 현재는 1호봉이지만 앞으로는 -4호봉이 적용되고, 덩달아 임금도 최저임금(시급 6천30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호봉 270만원에서 -4호봉 160만~17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 호봉이 3년이니 -4호봉인 신입 운전기사가 1호봉 수준의 임금을 받으려면 12년을 더 근무해야 하는 셈이다. 또 신규 호봉제를 적용받는 신입 운전기사가 해마다 늘게 되면, 향후 운전기사의 임금이 하향 평준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김종웅 대구시버스노동조합 조직국장은 "같은 일을 하는데도 늦게 입사했다는 이유로 임금을 차별할 수 없고, 예산절감을 위한 희생을 촉탁'신입 운전기사에게만 떠넘길 수 없다"며 "다른 광역시의 경우 이미 3~5% 인상하는 선에서 협상이 끝났고, 대구처럼 임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지난해 대구시가 발표한 준공영제 혁신안에서 시작됐다.

시는 사업자도 합의한 혁신안을 바탕으로, 올해 운전기사 인건비를 지난해 2천21억원보다 낮춘 1천975억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는 신규 호봉제를 통한 임금 이원화를 임단협에서 논의하게 된 것이다.

대구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줄어든 운전기사 인건비에 따라 신규 호봉제를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임단협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정위원회를 통해 최대한 접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버스준공영제 재정부담금이 해마다 늘어나 올해 1천80억원에 이르며 현행 임금제도를 유지하면 최소 100억원의 재정 부담이 더 늘어나게 된다"며 "해마다 재정지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사업자와 노조가 서로 한발 물러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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