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철 불청객 태풍] 태풍 오는 날 재난영화 어때요

투모로우
투모로우
트위스터
트위스터
인투 더 소톰
인투 더 소톰
샌 안드레아스
샌 안드레아스

태풍이 몰아치는 날, 어디 외출도 할 수 없다면 가까운 영화관이나 집에서 영화 감상하는 모처럼의 여유를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태풍이나 지진 등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 한 편 보는 것을 추천한다. 컴퓨터그래픽으로 무장한 화려함은 물론 영화 속에 각종 기상이변과 관련된 과학지식도 숨어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소재도 될 수 있다.

◆할리우드 시대별 재난영화

태풍, 대지진 등은 예전부터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감이었다. 그러다 재난영화는 컴퓨터그래픽이라는 신기술을 만나면서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할리우드 재난영화는 1970년대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하면서 블록버스터의 서장을 열었다. 해마다 여름만 되면 한 편씩 선을 뵈더니 어느 순간 전형적인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그 선봉에는 1972년 제작된 '포세이돈 어드벤처'와 1974년 작 '타워링', '대지진' 등이 있다. 이 세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하나의 흥행코드로 인식된 것. 당시 재난영화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대재앙 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인간 생존 의지가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인간승리의 드라마가 초점이었던 것.

그중 '대지진'은 재난영화의 표본이라 할 정도로 수작이었다. 등장인물들도 훌륭하다. 대작 배우로 유명했던 찰턴 헤스턴과 에바 가드너를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 세기말 현상과 시각적 효과가 부각된다. 재앙의 종류가 늘어나는 동시에 시각적인 효과가 스크린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 그래서 관객들은 더욱 덩치를 늘리고,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된 컴퓨터그래픽을 보면서 아비규환의 혼란이 될만한 영상미를 선물 받게 된다.

이 시기에 나온 대표적인 재난영화는 1996년 개봉한 '트위스터'다. 토네이도의 공포를 그린 재난물이다. 주인공들은 대놓고 토네이도를 쫓아다니는 기상전문가들. 이들에겐 다른 재난영화에서처럼 하필 그 장소에 있었다는 우연성이나 갈등의 증폭이 아니라 학자로서 또 직업으로서 토네이도를 분석하고 그 자연재해에 대한 나름대로 철학이 있다. 피하는 대상이 아니라 부딪혀 이겨내는 대상으로 자연재해를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활약 속에서 쉴 새 없이 등장하는 토네이도가 하나의 생명체로 여겨지게 만든 영화다.

이 시기의 또 다른 특징은 인류의 멸망을 소재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기말 노스트라다무스의 대예언이나 1999년 7월의 지구대종말설에 대한 신봉자들이 넘쳐나던 시절, 재난영화도 용암 분출이나 혜성 충돌 같은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는 지구종말로 방향을 잡았다.

21세기에도 기상이변이나 괴물, 외계인 침공 등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볼거리의 증가와 드라마 부재 속에 재난영화는 더는 흥행코드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렇지만 유독 눈에 띄는 재난영화가 나왔으니, 바로 21세기형 재난 블록버스터라 불리는 '투모로우'다. 2004년 개봉한 이 영화는 맥 라이언의 전 남편인 데니스 퀘이드와 매력남으로 통하는 제이크 질렌홀이 부자(父子)로 나오면서 대빙하시대의 재해를 맞는다. 물에 잠기고, 얼어붙은 자유의 여신상부터 남극까지의 스케일은 보는 눈을 즐겁게 하기 충분하다.

◆추천 최신영화 TOP 3

재난영화 장르는 보기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스릴감과 뜨거운 무더위를 휩쓸어버리는 시원한 비주얼로 여름 극장가 흥행 보증수표다. 하지만 외계 침공, 전염병, 대규모 테러 등 다양한 재난의 소재 중에서도 특히 자연재해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들의 흥행 파워가 단연 눈에 띈다. 이는 어떤 상상 속의 재난보다도 실제로 바로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현실적인 재난이기 때문에 관객에게 훨씬 더 큰 공포감과 공감대를 선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더 임파서블'(2013), '인투 더 스톰'(2014), '샌 안드레아스'(2015)이다. 개봉 당시 모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흥행에 성공했다.

인류 역사상 최대 토네이도의 위력을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인투 더 스톰'은 최대 풍속 초속 300m에 육박하는 'EF6등급'의 슈퍼 토네이도가 전 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초대형 스케일을 영화에 담았다. 개봉 당시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빅 히트를 기록했다.

또 가공할 대지진의 파괴적인 위력을 그린 '샌 안드레아스'는 전 세계 4억7천300만달러 흥행 기록과 함께 한국에서는 17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영화의 제목이자 배경인 '샌 안드레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관통하는 지층으로 1906년 약 1천400명의 사상자를 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을 소재로 했다.

올해도 재난 실화영화가 개봉했다. 지난 13일 개봉한 '더 웨이브'는 북유럽의 피오르드 빙하 지형을 휩쓴 시속 600㎞의 쓰나미를 담은 사상 최악의 재난 실화를 소재로 했다. 화면을 압도하는 초대형 쓰나미의 가공할 위협에 맞서 생존 대피시간 10분 안에 가족을 구하기 위한 뜨거운 부성애를 다룬 스토리가 바로 흥행의 포인트다.

◆우리나라 최초 '재난영화'는?

우리나라도 할리우드 못지않은 그래픽 기술과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재난영화들이 많다. 1천만 관객을 훌쩍 뛰어넘어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던 '해운대'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 대형 화재를 다뤘던 '싸이렌', '리베라메' 등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재난영화는 뭘까? 40년 전인 1969년 제작된 '생명'이 바로 '한국 최초의 재난영화'로 기록돼 있다. 이만희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석탄을 캐다가 지하 갱도에 고립된 광부를 구출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장민호, 남궁원, 허장강 등 당대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줄거리는 갱도가 무너져 지하 250m에 고립된 광부가 가까스로 목숨을 이어가면서 전화선을 통해 밖에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신문기자들이 이 이야기를 취재하게 되고, 자원한 동료 광부들이 사투를 벌인 끝에 고립된 광부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만든 이만희 감독은 '천재감독', '영화천재' 등으로 불리다가 1975년 40대에 요절한 영화인이며, 배우 이혜영의 아버지로도 널리 알려졌다. 그가 남긴 작품으로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만추'(1966), '삼포가는 길'(197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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