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난 성주 민심에 기름 부은 백승주 의원

"사드 전자파는 인간이나 동물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정도의 전자파를 방출하지 않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구미갑)이 미국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하는 보도자료를 배포, 들끓고 있는 성주 민심을 자극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백승주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드 전자파는 인간이나 동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를 가진 전자파나 마이크로파를 방출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는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성은 사드 배치에 따른 위험성이 아니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남한을 타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한미 오피니언 리더스가 주관하는 한반도정책(한미동맹'안보'북한 문제) 세미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 14일 미국 하원 '미사일 방어 코커스'와 '전자파(EMP)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는 트렌트 프랭크 군사위원을 만난 뒤 이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백 의원은 "사드 전자파는 농작물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전자파 밀도가 약해서 사드가 배치될 성주에서 생산된 참외를 직접 내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다"는 내용의 미국 군사위원 주장을 그대로 받아썼다.

이런 자료가 나오자 성주 주민들은 "사드 전자파가 인체에 해로울 것이 없다고 확신한다면 싫다는 성주에 두지 말고 금오산이 있는 구미로 유치하라"며 백 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참외농사를 짓고 있는 성주의 한 농민은 "국회의원이 남의 지역구 일이라고 쉽게 말한다. 사드 전자파가 정말 인체에 해로울 것이 없다면 왜 백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구미 금오산으로 유치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김안수(55'쌀전업농 경북지회장) 성주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국방부 차관을 지낸 백 의원이 미국이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가장 큰 이유가 주한미군과 그들의 물자 보호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전자파가 유해하지 않다는 말을 소개하는 것은 개'돼지도 웃을 일"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허승락(51'성주양돈협회장) 성주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은 "국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염원하는 미국 하원 군사위원이 내뱉은 '성주에서 생산된 참외를 직접 내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다'는 말을 우리 국민에게 전달할 정도로 상황 판단이 안 되는지 정말 한심스럽다"며 "자신의 지역구에 사드 배치가 결정 났다면 과연 저런 말을 했을까, 백 의원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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