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진 검사장 구속, 비리 낱낱이 밝히고 특단 대책 세워야

검찰 특임검사팀은 17일 '주식 대박' 의혹의 진경준 검사장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차관급인 현직 검사장의 구속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혐의가 무겁다는 뜻으로 앞으로 파장은 예단키 어렵다. 법무부 장관 등이 대국민 사과 발표 준비 등 부산을 떠는 까닭이다.

드러난 그의 혐의는 저질스럽고 추악하다. 국가 공권력에 기대 사익을 챙긴 악질이다. 그는 친구인 넥슨 창업주 김정준 회장에게 4억2천500만원을 받아 2005년 넥슨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샀다. 이듬해 이를 넥슨에 10억원에 되팔아 8억5천370만원으로 같은 해 11월 넥슨재팬 주식 8천537주를 매입, 주식 상장과 주식 분할 과정을 거쳐 가격이 급등한 넥슨재팬 주식을 지난해 126억여원에 팔았다.

뇌물을 주식 종잣돈 삼아 주식 장사로 떼돈 126억원을 벌었다. '주식 대박'이 헛말이 아니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그의 재테크는 달인 경지다. 그의 주식 대박에 쏠린 의혹은 마땅하다. 또 2008년 3월에는 넥슨 법인의 제네시스 승용차를 처남 명의로 넘겨받은 혐의도 있다. 이런 특혜를 친구의 선의(善意)로는 도저히 볼 수 없다. 앞으로 특임팀이 낱낱이 밝히겠지만 그의 또 다른 혐의를 보면 어떤 거래의 존재를 짐작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것은 바로 2009~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시절의 한진그룹 비리 첩보 내사의 무혐의 종결이다. 공교롭게 처남이 2010년 세운 청소 용역 업체는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 용역을 맡아 최근까지 130억원의 일감을 땄다. 사업 수주 경험도 없는 처남 업체의 일감 수주가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는 2011년 한 보안 업체 주식을 차명 소유하다 지난해 팔아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의혹도 있다. 다른 비리 여부는 특임팀의 몫이다.

그의 비리에는 사법 당국의 잘못이 가장 크다. 검찰권력이 철저히 사익에 악용되게 방치한 결과다. 특히 10년의 저질 행각도 거르지 못한 검찰 인사 검증 시스템은 무용지물이다. 전국 검찰 청사 깃발에 나부끼는 '공정 진실 정의 인권 청렴'을 뜻하는 다섯 개의 올곧은 대나무 막대기가 부끄럽다. 특임팀의 철저한 수사와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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