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되기' '컬러링 큐브' '색채를 찾아라'…. 모두 필자가 근무하는 미술관에서 진행한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다. 관람객이 전시에 소개된 작품의 제작 방법과 재료의 특성을 직접 경험해 보거나, 제공된 작품의 밑그림을 통하여 작품에 대한 인상을 자신만의 색으로 투사해 볼 수도 있다. 이는 관람객이 전시물(작품)과 구체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확장된 감상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영어로 뮤지엄(museum)으로 번역된다. 어원으로 추정되는 무세이온(musei on)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학예를 주관하는 아홉 여신 뮤즈(muse)를 모시는 신전이었다. 이것이 기원전 3세기경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에 의해 학당으로 운영되다 중세 암흑기에 쇠퇴하였다. 16세기 들어 신대륙 발견에 의해 해외 희귀품들이 다량 유입되면서 일부 권력층에게 진열공간의 수요가 늘게 되고 쿤스트캄머(kunstkammer'호기심의 방)라는 이름으로 조성되기도 하였다. 뮤지엄이 명칭과 형식에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8세기 말 이후이다. 루브르 박물관은 1793년 대중의 출입이 가능해졌는데, 프랑스 혁명 이후 특권층의 사유 예술품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근대적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와 같이 뮤지엄은 일부 권력층이 독식하던 것에서 점차 대중에게 공개되어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 개념으로 변화해 왔다. 21세기 들어와 영국 대표 문화기관인 대영 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테이트 미술관 등은 관람 무료화를 통해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1960년대 영국의 박물관학자 후퍼 그린힐이 제시한 '포스트 뮤지엄'(post-museum) 이후, 미술관에서 관람객의 교육과 체험을 통한 '커뮤니온'(교감)의 증대는 지금 이 시대 박물관, 미술관의 화두이다. 관람객의 전시 감상의 깊이를 다양화하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의 연구개발은 진정성 있는 '포스트' 뮤지엄을 구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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