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이정훈(46) 씨는 최근 미루던 자녀의 유학을 결정했다. 그동안 은행을 찾아 유학자금을 구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신청했다가 번번이 거절당했었다. 신용등급이 8등급인 데다 다른 은행의 대출금마저 연체 중이어서 대출이 곤란하다는 말만 들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주거래은행을 찾아 대출 여부를 문의한 결과 담보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지만 6%대로 대출을 받는 데 성공했다.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연 6~10%)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일부 은행들이 자체 중금리상품을 개발'출시하고 있고, 지난 5일에는 9개 은행이 힘을 합쳐 정책금융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출시해 중금리 대출시장을 달구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잇따라 중금리 전용상품을 출시해 고객몰이 중이다. 최근 고속성장하고 있는 '개인 대 개인'(P2P) 업체도 중금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차이는 있다. 금융권별 중금리 상품의 차이점을 살피면 내게 맞는 맞춤형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권 중금리 상품, 신용하락 위험 없이 금리부담 덜어
지난달 20일 DGB대구은행은 DGB똑똑딴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대출한도는 본인 연소득 범위 내에서 최고 2천만원까지이며, 대출기간은 12개월 단위로 최장 60개월까지 설정 가능하다. 상환방식은 매월 원금균등 분할방식으로 취급되며, 금리는 연 6~11%대까지다. 또 직장인들은 '직장인 e-스타트론'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지난 5일부터 신한'우리'KEB하나'기업'국민'농협'수협'제주'전북 등 9개 은행의 전국 6천18개 지점 창구에서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한 중금리 신용대출 사잇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근로소득자(재직기간 6개월 이상)는 연소득이 2천만원, 사업소득자와 연금수령자는 1천200만원 이상이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대출한도는 최대 2천만원이지만 소득이나 다른 금융채무 등에 따라 한도가 달라진다. 신용정보회사(CB) 기준으로 4~7등급에 해당해야 하는 게 원칙.
그러나 8등급 이하라도 성실상환자이거나 안정적인 소득이 있으면 대출이 가능하다. 사잇돌 대출은 거치기간이 없고 최장 60개월 안에 원리금을 균등상환해야 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 대출금리는 연 6∼10%대다. 은행별로 제시된 다양한 우대조건을 충족할 경우 1%포인트(p) 안팎의 금리우대도 받을 수 있다. 신규 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기존 은행 신용대출에 비해 더욱 정교하고 적정한 수준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의 신용대출은 1~3등급 고신용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보수적으로 운용돼 왔다. 사잇돌 대출은 서울보증보험과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인 만큼 지금보다는 적극적인 대출 취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넉넉한 한도에 낮은 문턱이 장점
은행권보다는 금리가 조금 높은 편이지만 저축은행에서 중금리 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 준비할 서류나 절차가 간단하고 대출한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SBI저축은행의 모바일 중저금리대출 '사이다'는 대표적인 중금리 상품이다. 대출금리는 연 6~13.5%대 수준이고 대출한도는 최대 3천만원까지 가능하다. 무서류, 무방문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개발 당시부터 은행 대출거절 고객은 물론 고금리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4~6등급 중신용자를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웰컴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텐'의 대출한도는 최대 3천만원까지다. 대출금리는 연 8.9%~19.9%대다. 직업에 관계없이 전화로 대출상담과,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전화대출텐'과 건강보험에 가입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자동대출텐'으로 구분된다. 상담전화가 필요 없는 자동대출텐은 24시간 365일 대출신청과 입금까지 가능하다. 다만, 금리는 연 14.9%부터 적용된다.
OK저축은행에서 내놓은 '스파이크 OK론'은 20세 이상 직장인을 대상으로 개인신용평점 및 소득 조건에 따라 최저 9.5%에서 최대 19.9%까지 금리를 적용한다. 대출한도는 10만원부터 1억원까지이다.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WOW론'의 금리대는 연 12∼19.9% 수준이다. 신용등급이 4~7등급인 고객이 이용할 수 있으며 부채가 없는 20대 이상의 직장인은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재직을 증명할 수 있으면 된다.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넉넉한 한도와 상환기간이다. 최대 5천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최대 72개월의 상환기간을 제공한다.
개인 대 개인 즉 'P2P' 대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를 자랑한다. 또 대출을 신청해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매력이다. 대출금리는 평균 연 8~9%대 수준으로 현재 약 60여 개의 업체가 성업 중이다. 업체별로 연 2~3%p 이상의 금리차가 있어 꼼꼼히 비교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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