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원탁회의 남성 참가자들은 '남성 대변인' 역할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
원탁마다 1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남성 참가자는 2, 3명 정도였기 때문에 곳곳에서 여성 참가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는 모습이 목격됐다. 직장 내 남성 위주 문화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20대 여성은 "회사 냉장고가 더러우면 여자들은 뭐하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일은 똑같이 하는데 냉장고 정리는 여자가 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이 성폭력 동기 제공자 취급을 받는 현실을 토론할 때는 남성 참가자를 향한 도발적인 질문이 날아들기도 했다. 한 여성이 남성 참가자를 향해 "핫팬츠를 입은 여성을 보면 정말 범죄 충동이 생기느냐"고 물음을 던진 것이다. 이에 50대 남성은 "회사에 여직원이 짧은 치마를 입고 오면 제재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여성 스스로 판단할 몫이며 여성 옷차림이 범죄를 부추긴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2부 토론에서 40대 여성은 '경력단절 여성'이란 표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육아 기간은 새로운 경력을 쌓는 기간이지 결코 경력단절 기간이 아니다"면서 "여성이 가정에서 육아를 한 기간도 경력에 포함하려면 용어부터 다시 만드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운영위원으로 현장에 참석한 조광현 대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난해 원탁회의에서는 참가자 중 50대 남성이 많았다. 이들은 소신이 뚜렷한 경우가 많아 몇몇이 발언을 독점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로 차분하게 경청하는 분위기라 토론다운 토론이 이뤄진 것 같다. 이번엔 진짜 원탁회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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