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승주 "성주 사드는 朴 정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드 현안 질의…과도한 정부 옹호 발언 구설수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드 배치 관련 현안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드 배치 관련 현안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드 배치 지역인 성주에서 반(反)새누리당 정서가 퍼지는 가운데 지역 민심을 읽지 못한 여당 의원들의 발언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백승주 새누리당 국회의원(구미갑)은 성주의 사드 배치 결정은 "현 정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말했고, 같은 당 민경욱 의원은 "성주 참외를 깎아먹겠다"며 사드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서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려는 충심은 이해하지만 대구경북을 텃밭으로 둔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지역 민심을 외면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국회는 황교안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을 불러 사드 관련 긴급현안 질의를 열었다.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 의원은 황 총리에게 "대통령의 선영과 일가친척들이 있는 지역에 사드 배치를 결심한 것은 현 정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총리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 총리는 "정부는 안보 상황의 적절한 방향, 국민 건강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 뭔지 고민했고, 엄정한 평가 기준으로 배치 지역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백 의원이 말한 고령 박씨 집성촌은 성산포대와 2㎞가량 떨어진 선남면 성원1리(황신마을)를 말한다. 이 마을은 62호 중 50여 호가 고령 박씨이고, 박 대통령의 할아버지(박성빈)와 같은 '빈' 자(字) 항렬을 가진 두 사람이 생존해 있다. 하지만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마을회관에 걸린 박 대통령의 대형 사진을 뗄 만큼 정부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같은 경북 의원으로 성주 주민을 위로해도 모자랄 상황에 백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하자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백 의원은 국방부가 성주 내에 사드 배치 가능 지역을 언급한 것도 문제 삼았다. 군사 시설 배치는 보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데 정부가 구체적인 위치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 논란이라든지 이를 이해시키고 (주민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공개는 불가피했다고 판단했다"고 했으나 백 의원은 "언론이 아무리 요구해도 군사기밀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 배치 지역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정부를 향해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백 의원이 성주 주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정부만 옹호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민 의원은 한 장관이 사드가 배치되면 전자파 앞에 서서 위험성을 시험하겠다고 하자 "그 자리에 함께하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농작물이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는 의미에서 그 앞에서 맛있는 성주 참외도 깎아 먹고, 남는 참외는 참외 좋아하시는 우리 어머니께 가져다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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