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혼자 먹어도 우아하게∼" 편의점 도시락도 고급화

갈수록 커지는 1인 시장

홈플러스 성서점 와인코너에서 직원이 1인용 미니 와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홈플러스 성서점 와인코너에서 직원이 1인용 미니 와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편의점에 진열된 각종 도시락들.
편의점에 진열된 각종 도시락들.

도심의 웬만한 식당은 1인석을 따로 준비해야 할 정도로 혼밥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싱글족이 출현하면서 혼밥 시장은 '틈새시장'을 넘어 이제 '타깃 마케팅'의 대상이 돼버렸다. 1인용 밥솥, 소포장 단위 일용품, 인스턴트 식품에 한정되던 1인 시장은 술, 음료시장은 물론 영화관, 전시공연 같은 문화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갈수록 시장 파이를 키워 가고 있는 1인 시장을 돌아보았다.

◆점점 넓어지는 싱글족 활동 영역

북구 관음동에 사는 윤병철(가명'54) 씨는 맞벌이 부부다. 귀가가 늦은 부인 덕(?)에 매일 저녁은 자체 해결하고 있다. 처음엔 김밥만 먹다가 최근엔 메뉴를 늘려 매일 식단을 다르게 하고 있다. 국밥, 샌드위치, 칼국수, 추어탕 등을 매일 돌아가면서 먹는다. 가끔 술 생각이 나면 국밥집에 가서 국물에 반주 한 잔을 곁들이면 나름 훌륭한 성찬이 된다. 혼밥에 어느 정도 만성이 되자 윤 씨는 영화관으로 영역을 넓혔다. 보고 싶은 프로를 정해서 실컷 영화에 빠져드는 재미에 맛을 들였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7080 콘서트에 혼자 갔다 왔습니다. 단체 속에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편했어요. 구석에서 차분히 음악에 빠져드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윤 씨의 예처럼 싱글족들이 혼놀의 범위를 넓혀가면서 1인 시장의 범위가 외식, 유흥은 물론 문화, 공연부문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 고급화'다양화

1인 가구 500만 시대를 맞아 최근 편의점 도시락의 저녁식사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세븐일레븐의 작년 저녁 도시락 판매 비중은 27%로 점심시간대 매출 25.7%를 추월한 수치다. 이는 1인 가구의 확대를 방증하는 것으로 귀갓길 집에 도시락을 사 가지고 가서 저녁을 먹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2014년 3천500원 수준이던 도시락 평균가격도 작년 3천900~4천원으로 18%가량 올랐다. 도시락의 질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인데 이는 대충 식사를 해결하기보다 영양까지 갖춘 제대로 된 도시락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중구의 한 편의점 직원은 "옛날엔 샌드위치, 삼각김밥 같은 메뉴가 주류를 이뤘지만 지금은 닭가슴살 정식, 찜닭, 순대요리 등 메뉴가 다양해졌다"며 "매출도 옛날엔 70% 이상이 점심도시락에 집중됐으나 요즘엔 점심 대 저녁 매출 비중이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소용량 와인'주류도 출시 잇따라

최근 혼술족들을 위한 1인용 주류 제품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홈플러스는 작년부터 100㎖ 소용량 파우치를 판매하고 있다. 750㎖ 한 병을 혼자 먹기가 부담스러운 1인 가구를 위한 배려다.

롯데주류도 와인 1~3잔 용량의 250㎖ 마주앙 레드 파우치를 출시했다. 홈플러스 성서점 와인코너에서도 반뼘 크기의 '애로건트 프로그 미니 패키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 와인은 일반 와인의 4분의 1 정도의 소용량(187㎖) 와인 4병이 1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는 제품이다. 뚜껑을 돌려 바로 마실 수 있는 스크류 타입이라 오프너가 없어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홈플러스 성서점 와인코너 전혜리(34) 씨는 "1인 가구 등장 이후 혼술족을 위한 소포장 단위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엔 캔, 컵와인처럼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상품도 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 간편식 시장도 2조원대 성장

햇반의 인기를 업고 가정 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정 간편식 시장은 작년 1조5천억원 규모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CJ 제일제당의 '햇반컵반'이 올해 초까지 누적 판매량 1천만 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인기를 업고 풀무원은 최근 '곤드레보리밥' '산채나물비빔밥' 등 다양한 냉동밥을 출시했고 청정원도 '상하이짬뽕밥' '사골미역국밥'등을 판매 중이다.

1인 가구의 상품구매 패턴과 잘 맞아떨어지는 온라인 쇼핑몰도 성장을 거듭해 작년 거래액 54조원을 기록했다. 이 중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거래액은 24조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64%나 늘어났다.

1인 가구의 소비행태에 맞춰 배달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쿠팡은 1인 가구주들이 안심하고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는 '로켓배송서비스'를 선보였고 티켓몬스터는 소량 상품 묶음 24시간 내 배송을 앞세운 생필품 전용 코너 '슈퍼마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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