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곳곳에 지뢰를 매설해 50년 동안 주민들의 발목을 잡아놓더니 이제 또다시 사드 배치라니요. 성주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서 이렇게 마구잡이로 대하는 겁니까?"
정부의 사드 배치 부지로 선정된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공군방공기지 성산포대. 이곳은 1967년 부대 창립 당시 부대 경계대책 차원에서 주변에 지뢰 2천229발이 매설됐다.
매설된 지뢰는 KM14A1 대인지뢰(일명 발목 지뢰)로 금속탐지기로 찾을 수 없는 플라스틱 재질로 돼 있다. 이 때문에 가장 위험한 지뢰 중 하나로 불린다.
인근 주민들은 50년 동안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실제 유실된 지뢰 탓에 1982, 1988, 1995년 등 3차례 폭발사고가 발생, A(50) 씨 등 3명이 다리를 잃었다.
취재진과 연락이 닿은 A씨는 중학교 3학년이던 1982년 1월 7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땔감이 턱없이 부족했던 당시 형과 함께 부대 근처로 땔감을 구하러 나섰다. 작은 나뭇가지를 주워 모으면서 조금씩 산속으로 들어가다 먼발치에 철조망이 보이는 곳에 다다르는 순간 '펑' 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었다. 조그마한 플라스틱 물체를 밟았는데 지뢰였던 것이다.
철조망 안에 있어야 할 지뢰가 빗물에 유실되면서 산 아래로 내려왔고, 이를 밟은 중학생 A씨를 평생 장애인으로 만들었다.
A씨는 "30년 전 떠나온 고향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도, 돌아보고 싶지 않은 고향이다. 그런데 사드 배치로 고향이 또다시 난도질을 당하고 있다. 우리 성주 사람들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군(軍)은 2005년에 와서야 3차례 지뢰수거 및 탐색작업을 해 2천138발을 수거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91발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사람들의 출입이 늘어나자 공군 8129부대는 19일 성주군과 읍'면동사무소, 언론사 등에 '성산 일대 지뢰 사고예방 홍보를 위한 협조공문'을 뒤늦게 보냈다.
부대는 홍보전단을 통해 "찾지 못한 지뢰가 91발 남아 있다. 부대 주변 지역 접근과 출입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뢰 지대에 대한 출입을 삼가고 의심스러운 플라스틱 물체를 발견하면 공군부대와 경찰서로 신고해 달라"고 했다.
김동인(65'성주읍) 씨는 "성산포대 인근 지뢰로 인해 성주읍 주민들은 50년 동안 공포에 떨어왔다. 그런데 '지뢰 선물'도 모자라 성주 사람들은 또다시 '사드 선물'을 받았다. 정부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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