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농협이 농협 한 여직원이 투자목적으로 낙찰받아 산 땅을 95억원에 다시 매입했다. 농협은 낙찰가격 그대로 샀다고 해명하지만 조합원들은 석연찮은 점이 적잖다며 매입 배경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땅 매입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의혹은 마땅하다.
조합원들이 제기하는 의혹은 여럿이다. 우선 여직원이 낙찰받은 땅값이다. 여직원은 지난 4월 도청신도시 특화상업시설 4필지 4천496㎡(1천50평)를 낙찰받았다. 3필지는 평당 900만원, 1필지는 760여만원이다. 이는 인근 땅값 650만원보다 30% 정도 높다. 여직원은 4필지에 4억5천만원을 입찰보증금으로 냈다. 전체 낙찰가격은 11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조합 여직원이 혼자 감당할 만한 땅이었는지에 의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다음은 여직원이 농협에 판 값이다. 여직원은 4필지 중 비싼 3필지를 낙찰가와 같은 95억여원에 농협에 팔았다. 투자목적이었다면 굳이 팔 이유가 없는 땅이다. 농협은 도청 신도시에 하나로마트를 짓기로 했던 계획에 차질을 빚으며 부지를 못 구해 여직원에게 부지 매각을 요청했다고 한다. 물론 여직원이 선의로 팔 수도 있다. 그렇지만 땅을 구하지 못해 사업을 접어야 할 농협에 한 푼 남기지 않고 판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고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다.
조합의 고위직 인사 연루 의혹도 있다. 조합은 지난해부터 안동농협과 도청 신도시 하나로마트 개설을 공동 추진했으나 올 5월 실패했다. 그러는 사이 상업시설 부지의 마지막 분양이 공고를 거쳐 지난 4월 이뤄져 여직원은 입찰했고 농협은 나서지 않았다. 안동농협과의 공동 추진이 불투명한 속에 조합 차원의 마트 사업 부지 마련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은 셈이다. 조합원들이 여직원의 입찰과 낙찰된 땅의 매입 과정에 고위 임원의 연루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
조합은 조합원들이 제기하는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따라서 농협은 땅 매입 과정을 둘러싼 모든 거래를 투명하게 밝히고 조합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조합의 여러 의혹에 대한 해명이 충분하지 않으면 사법 당국은 이에 대한 수사로 밝혀내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