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 칼럼] 경제문제의 핵심은 제조업에 있다

계명대 대학원(경영학 박사) 졸업. 현 한국세무사회 사회공헌위원장. 현 세금바로쓰기납세자운동 대구경북회장. 국회사회공헌포럼 법률정책위원
계명대 대학원(경영학 박사) 졸업. 현 한국세무사회 사회공헌위원장. 현 세금바로쓰기납세자운동 대구경북회장. 국회사회공헌포럼 법률정책위원

무역 1조달러 달성의 주역 '제조업'

산업구조 개혁 실패로 순이익률 악화

그리스·핀란드처럼 경제 몰락할 수도

투자 확대'노동 배분 해결돼야 활기 찾아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들의 좋은 모델이다. 해방과 전쟁의 상처를 안고도 7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배고픔 속에서 가내공업으로 시작해 경공업으로 다시 중화학공업으로 발전시킨 위대한 역사를 가졌기 때문이다. 1977년에 수출 100억달러를, 1995년에 1천억달러를 달성하고 2011년에는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였다. 경제영토는 10위권이다. 이러한 발전의 주역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석유, 화학 등의 제조업이다. 바로 우리 경제의 뿌리산업이다.

우리의 산업구조 중 제조업 비중은 1970년대 평균 21.8%에서 계속 높아져 2010년대(2010~2015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28.5%로 상승했다. 서비스업 비중은 1970년대(44.5%) 이후 2000년대 59.7%까지 증가세를 지속하다가 2010년대 들어 소폭(2010~2015년 59.4%) 감소했다. 그리고 1990년대까지 증가하던 건설업의 비중은 2000년대 이후 감소하였다. 2014년 산업별 종사자도 제조업이 395만 명을 차지, 전체 1천989만 명의 19.8%로 고용 1위다. 2006년보다는 61만 명이 증가했다. 도소매업은 299만 명으로 15%, 보건사회서비스업은 141만 명으로 7.1%, 건설업은 109만 명으로 5.5%의 고용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 보건, 공공 등 모든 서비스 종사자는 679만 명으로 전체의 34%로 증가하고 있지만 부가가치의 창출이 대부분 국내에 한정되고 있다. 제조업은 글로벌한 부가가치를 해외에서 창출해오기 때문에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의 제조업은 더욱더 소중한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1990년대까지 활발하게 진행되던 우리나라 제조업의 변화 속도가 2000년대 들어 더욱 낮아졌고 2010년대 들어서는 현저하게 떨어져 산업구조가 전반적으로 고착화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으로 제조업 매출액 순이익률이 2010년 5.71%에서 2015년 3.30%로 악화돼 선진국과 상반되게 나타났다. 미국 등 선진국은 2010년대에 들어 부가가치 비중이 높은 부문으로 산업구조가 조정되었지만 우리는 산업구조 변화에 실패하면서 수익성 있는 방향으로의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몰락의 길을 가고 있는 나라가 있다. 한때 세계경쟁력과 경제성장률 1, 2위를 차지했던 그리스도 자동차와 가전제품, 식품, 화학, 에너지산업이 발달했던 나라다. 그리스의 파국도 제조업의 붕괴와 관련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 그리고 과도한 임금 인상과 노사분규 등의 기업 적대 정책으로 제조업이 쇠락하였다. 지금의 산업은 관광과 해운이 전부다. 청년실업률은 50%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알짜배기 국가 재산 헐값 매각에 연금 삭감 그리고 각종 세금 인상 등의 더욱 가혹한 조치가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다시 새로운 병자인 핀란드를 향하고 있다고 한다. BMI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금융위기 전인 1997~2007년엔 경제성장률이 평균 4.0%였지만 앞으로 10년간은 연평균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핀란드를 먹여 살린 제지산업과 한때 핀란드 국내총생산의 24%를 담당했던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의 몰락이라고 한다. 노키아 몰락 후 스타트업이라는 게임산업이 창업 붐을 일으켜 한때 성공하는 듯하였지만 이들의 성공 규모는 노키아 매출의 4.7%에 불과하고 고용 규모도 노키아에 고용된 11만 명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스타트업이 노키아를 대신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때늦은 후회지만 핀란드의 최강 노동조합도 결국 임금을 깎는 대타협에 합의하고 말았다.

우리도 이제 발전과 영광을 함께해 온 뿌리산업인 제조업을 어떻게 세계의 분야별 선도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집중하여야 한다. 제조업에는 반도체, 자동차 등의 세계적 선도 분야도 있고 말썽 많고 탈도 많은 조선, 해운 등의 회생 분야도 있다. 여기에는 중요한 경제 문제인 사주의 기업가 정신 부족과 부도덕성, 원청'하청의 노동 양극화 그리고 귀족노조 및 세습, 청년들의 일자리 희생 등의 많은 과제가 담겨 있다. 이러한 문제를 독일처럼 해결해야 우리의 뿌리산업인 제조업이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다. 서비스업도 이를 기반으로 함께 발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대 국회는 핵심을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리지 말아야 한다. 제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투자를 확대하고 노동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면 우리 기업은 활기를 되찾고 고용은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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