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시상식 범어도서관서 열려

"가슴 속 병증 글로 승화…글쓰기 계속 도전"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시상식이 26일 대구 수성구 범어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대상을 받은 전병하 씨가 투병 중 불참한 가운데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자와 심사위원, 내빈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했고(사진 위) 이어 특선 수상자들이 또한 심사위원과 내빈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시상식이 26일 대구 수성구 범어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대상을 받은 전병하 씨가 투병 중 불참한 가운데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자와 심사위원, 내빈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했고(사진 위) 이어 특선 수상자들이 또한 심사위원과 내빈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상 전병하 씨 투병 중 불참

#"고통스런 삶에 수상은 위로

#인생회고…매일신문에 감사"

2016매일시니어문학상 시상식이 50여 명의 수상자와 100여 명이 가족, 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26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립 범어도서관 '김만용'박수년' 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권영진 대구시장, 김현기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고우현 경상북도의회 부의장, 류형우 대구예총회장이 시상자로 참석했으며, 매일시니어문학상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김주영, 수필가 정혜옥'구활'장호병, 소설가 박희섭, 시인 도광의, 시조시인 이정환 씨도 축하차 참석했다.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은 조원웅 씨는 동행인의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올랐고, 다리를 절뚝이며 단상에 오르는 사람, 시상식 내내 구부정한 허리를 펴지 못하는 수상자도 있었다. 함인석 전 경북대 총장도 친구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대상 수상자 전병하 씨가 투병으로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논픽션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박기옥 씨는 수상소감에서 "공비들 손에 38명이 참혹하게 희생된 우리 마을의 비극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기록하지 않으면 그날의 참상이 무(無)가 되고 말 것이기에, 온 힘을 다해 취재하고 썼다"고 말했다.

수필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정경숙 씨는 "매일시니어문학상 수상은 고통스러웠던 내 인생에 대한 위로라고 생각한다. 힘과 용기를 내서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일시니어문학상 수상자 대표로 참석한 견일영 씨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글 쓸 수 있는 기회, 인생을 회고하고 마음속에 눌러 두었던 깊은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매일신문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소설가 김주영 씨는 "노인들은 걱정이 많다. 젊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던 것들이 나이가 들면 걱정거리가 된다. 장거리 여행이라도 가면 마누라가 몰래 이사 가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집 주변에서만 뱅글뱅글 돈다. 괜히 주눅이 들고 한평생 잘못 산 것 아닌가 하는 자탄도 하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은 병이 된다. 그러나 글을 쓰기 시작하면 가슴 속의 병증들을 치유할 수 있다. 더 많은 노인들이 글쓰기에 도전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장은 수상자들과 가족, 친지들이 들고 온 꽃으로 울긋불긋 꽃 잔치판이 됐으며, 방학을 맞아 할아버지, 할머니의 수상을 축하하러 온 초등학생들이 많아 세대가 어우러지는 축제가 됐다. 특히 이순복 할머니의 특선 수상을 축하하기 전라남도 곡성에서 4대 13명의 가족이 참석했으며, 증손자 박건우 군은 단상에 올라와 "특선 타신 상 할머니 축하드려요. 우리 할머니는 특선을 탔고, 저는 생태 글쓰기로 상을 탔어요"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 군은 씩씩하게 단상에 올라갔으나 하고 싶었던 말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떠듬거리며 초등학생다운 귀여운 표정을 지어 객석의 환호를 받았다. 이순복 할머니는 시 부문과 논픽션 부문에 동시에 입상했는데, 권영진 시장은 시상 도중 "이거 뭔가 잘못된 거 아니냐?"고 농담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축사에서 "매일시니어문학상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시니어문학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배 세대들이 쓴 글을 후배세대들이 읽음으로써 세대 간 유대를 다지고, 삶의 지혜로 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형우 대구예총회장은 "지구 상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를 이처럼 부강한 나라로 만든 선배 세대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그 삶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고우현 경북도 의회 부의장은 축사에서 "매일시니어문학상이 선배 세대의 애환과 경험을 후배 세대에게 전하는 가교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여창환 매일신문 사장은 "매일시니어문학상은 문학상인 동시에 인생에 대한 훈장"이라고 말하고 "선배 세대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삶의 애환을 담아내겠다는 매일시니어문학상의 취지에 걸맞게 올해 응모한 작품들 중에는 '고난의 생애를 살아낸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작품들'이 많았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매일신춘문예와 함께 매일시니어문학상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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