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영향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엄숙하다가도 지난 4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하하하~' 박장대소가 터지는 고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성적도 쑥쑥 오르면서 수능 대박까지 터져 나오고 있어 화제다.
지난 4년간 어떤 비밀이 있었길래 웃음소리와 성적상승이 함께한 것일까?
전교생 500여 명의 지역 명문인 상주여고가 그 학교인데, 공인웃음치료사인 오세춘(60'사진) 교장이 전파하는 해피 바이러스에 교사와 학생들이 '감염'됐기 때문이라고 학부모와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2012년 9월 1일 자로 자율형공립고 교장 공모를 통해 상주여고에 부임한 오 교장은 웃음치료사, 레크리에이션지도사, 펀리더십 지도사, 웃음운동지도자 1급, 스피치지도사 2급, 스포츠마사지사 2급, 태권도 3단 등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부임하자마자 인성 프로그램 운영에 주안점을 두고 교내에 웃음치료 및 기공체조 동아리를 만들었고 웃음수강교실도 열어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전원 동참시켰다.
"웃음은 무료 성형수술입니다. 하루에 4회 아침, 점심, 저녁, 잠자기 30분 전 1회 5분 정도 웃음 운동을 하면 얼굴 모양과 피부가 달라지고 성적도 오릅니다."
오 교장은 정규수업과 야간학습을 가리지 않고 학생들의 수업에 과부하가 걸렸다고 판단하면 게릴라식 웃음치료 원맨쇼도 마다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손뼉치며 웃는 웃음박수에서 온몸으로 난리 치며 크게 웃는 박장대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웃음보를 터뜨리고 있다.
1학년 고태림(16) 양은 "선생님, 친구들과 자주 웃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를 내는 일도 줄어들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 같고 공부할 때도 더 집중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오 교장의 웃음 전파 프로젝트에는 이유가 있다. "고교시절엔 입시 때문에 학생들이 민감해집니다. 학생들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고 사제 간 또는 친구 간에 격의 없이 서로를 위하고 소통에 방해될 게 없으면 항상 최고의 성과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웃음과 함께한 상주여고 학생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지난 2014년 대입 수능에서 인문계 경북 수석과 자연계 경북 차석이 상주여고에서 나왔다. 2014년 수능 경북 16위에서 지난해에는 수능 경북 8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오 교장 재임 4년 동안 수능 평균 응시생 60%가 1~3등급을 차지했다.
특히 상주여고는 전국 어느 학교도 갖지 못한 특별한 타이틀이 있다. 매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참가하는 전국 웃음운동 경연대회에서 2013년 6회부터 2016년 9회 대회까지 4회 연속 전국 우승(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사와 학생들이 격의 없이 매일 웃으면서 명랑한 면학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성적 향상의 비결인 것 같다"고 했다.
오 교장은 오는 8월 31일 그동안 정열을 불태웠던 상주여고를 떠난다.
그는 "지난 38년간 교직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제가 만든 상주여고의 '해피바이러스 동아리'가 전국웃음운동경연대회에서 4년 연속 1위 대상을 받은 것이다"면서 "상주여고생들에게 마지막으로 '웃자, 칭찬하자, 사랑하자'는 말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이어 "매일 웃으면서 공부하는 이 방법이 상주여고의 전통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