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주 유림 "성주 내 제3의장소 찾자" 일부에서 협상의 목소리

서울에 간 성주군 유림단체 동행 취재

성주지역 8개 유림단체 회원 130여 명이 27일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사드 배치 철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정근 성주향교 전교가 대통령에게 드리는 상소문을 낭독하는 동안 참가 유림회원들이 엎드린 채 읍소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성주지역 8개 유림단체 회원 130여 명이 27일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사드 배치 철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정근 성주향교 전교가 대통령에게 드리는 상소문을 낭독하는 동안 참가 유림회원들이 엎드린 채 읍소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김항곤 성주군수가 27일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김항곤 성주군수가 27일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대통령님 성주에 꼭 오셔야 합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1인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6일 성주를 찾아 '성주안전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본지 27일 자 1면 보도)한 것과 관련, 향후 성주 군민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여당의 제안을 계기로 "돌파구를 찾자"는 의견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군민은 성주 내 제3의 장소까지 거론하며 중앙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자는 27일 성주군 유림단체와 서울 기자회견장까지 버스로 동행하면서 유림회원들을 비롯한 성주 군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유림회원 130여 명은 이날 오전 7시 성주군청에 모여 버스 3대를 이용해 서울로 갔다.

버스 안에서 성주 군민들은 전날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주목하며 "즉각 성주군과 투쟁위, 군민들이 참여하는 '당정협의체'를 만들어 정부와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성주에 와 "성주 군민'성주군'경북도'미군'새누리당 등 대화의 주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성주안전협의체'를 당장 구성하자"고 했었다.

군민들은 또 환경영향평가에도 성주군과 군민, 환경 및 건강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동안 정부와의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것을 감안하면 협상 국면이 급진전한 셈이다.

군민들은 "정 원내대표가 '사드 배치 지역 환경영향평가에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평가 결과 문제가 있을 시 반드시 철회한다'는 발언을 한 만큼 이는 진일보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백철현 성주 사드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성주안전협의체 구성을 위해 투쟁위 내에 '당정협의체'를 만들어 정부와 대화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그동안 정부 측과 대화창구가 없어 애를 먹었는데, 새누리당 지도부가 소통의 길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유림 회원 A씨는 "성산은 성주의 주산이고 유림의 정신이 깃든 곳"이라며 "성산에 사드 레이더 기지는 절대 안 된다. 주민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3의 장소를 찾아야 한다"면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없고, 성산포대보다 높은 산에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지만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성주 금수면 염속산과 수륜면 까치산이 사드 배치 제3지역으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이유다.

정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는 제한된 정보와 불명확한 보도 등으로 성주 군민들이 불안해하는 사항들에 대해 투명하고 과학적인 검증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라며 "국가 안전 없이 국민 안전과 성주 안전도 없다. 동시에 성주 군민들의 절절한 심정도 외면할 수 없는 만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호소한다"고 말해 사드 사태 해결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군민들은 여전히 국방부는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성주안전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협의체 참여 대상에서 아예 빼겠다는 것이다.

유림 회원 B씨는 "미군 측이 대구와 칠곡 미군기지와 가깝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성주 성산포대를 사드 레이더 기지로 정한 것"이라며 "유림회가 성주의 마지막 보루인 만큼 일치단결해 사드 배치 철회를 꼭 이뤄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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