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민주당 18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데 대해 "유리 천장에 지금껏 가장 큰 금을 냈다"고 말했다.
미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진행된 이틀째 전당대회 종료 직전 대형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클린턴 후보는 뉴욕에서 생중계로 연결한 영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클린턴 후보는 특히 역대 남성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슬라이드 식으로 연이어 공개된 뒤 마치 유리 천장이 깨지듯 스크린이 깨지는 듯한 상황에서 등장해 더욱 극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클린턴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밝힌 뒤 "오늘은 당신의 승리이고 당신의 (영광된) 밤"이라면서 "만약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이 순간을 지켜보는 어린 소녀가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는 아마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겠지만, 다음 차례(여성 대통령)는 바로 여러분 중 한 명'이라고…"라며 감격의 순간을 표현했다.
클린턴 후보는 자신의 왼쪽에 서 있는 어린 소녀의 어깨를 한 손으로 살짝 감싼 채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대선 후보 지명 직후 클린턴 후보는 트위터에서 '역사'(history)라는 함축적인 단어 하나로 무한한 기쁨과 영광의 소감을 내비쳤다.
미 주요 정당 역사상 첫 여성후보 선출에 대해 클린턴 후보 스스로도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클린턴 후보는 특히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roll call'호명) 절차 막판에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더 이상의 투표를 중단하고 힐러리 클린턴을 대선 후보로 지명할 것을 제안한다'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게시하면서 그 밑에 '함께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는 자신의 대선 슬로건을 달았다.
경선 과정에서 쌓인 갈등과 앙금을 씻어내고,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민주당 지지 세력이 단합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후보는 롤 콜 투표가 시작되자 "역사를 만들 준비가 돼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클린턴 후보의 이날 유리 천장 언급은 8년 전의 발언과 비교되면서 지지자들의 시선을 다시 한 번 끌었다.
클린턴 후보는 8년 전인 2008년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배한 직후 "높고 단단한 유리 천장을 깨지 못했다. 여러분 덕분에 (유리 천장에) 1천800만 개(경선 득표 수)의 금이 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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