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주먹만 한 최상급의 참외들이 트랙터 바퀴에 무참히 짓밟혔다. 농심도 함께 짓밟혔다. 참외를 자식처럼 키워온 A(49'성주읍) 씨의 가슴도 갈기갈기 찢어졌다.
지난달 30일 트랙터 10여 대가 A씨의 참외밭 하우스 2동을 뭉개버렸다. 참외와 함께 파이프, 비닐, 환기통 등을 모두 부숴버렸다. A씨는 이날 2천여만원의 손해를 봤다. 트랙터가 애써 키운 참외를 갈아엎을 땐 눈시울을 붉히며 참담해했다.
이날 참외밭 갈아엎기는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성주 참외 재배 농가들의 처절한 저항을 상징한다.
A씨는 20여 년 동안 참외만 키워왔다. 참외는 삶의 터전이고, 가족들의 생명의 끈이었다. 그는 참외밭 바로 위 성산포대에 사드가 들어서면 내년부턴 참외 농사를 짓지 못할 것이란 걱정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룬다. 눈앞이 캄캄해 한숨만 나온다.
성주 참외 재배 농가 대부분은 벌을 이용해 참외 꽃을 수정한다. 그런데 벌은 전자파에 치명적이다. 전자파 영향으로 벌을 이용한 수정이 불가능해지면 고품질 참외를 생산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성주 참외값은 30% 이상 하락했다. '사드 참외', '전자레인지 참외' 등 사드 괴담에 따른 불안한 심리가 참외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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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내에서만 재배한다. 또 국내 참외 생산량의 70%를 성주가 책임지고 있다. 성주 참외 재배 농가들은 세계적인 명품 참외가 '사드 참외'로 낙인찍히면 국내 소비가 줄어들 것이고, 수출길이 막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참외는 성주 지역에 연간 4천억원의 수익을 안겨 주는 효자 농산물이다. 1억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부농들만 1천 가구가 넘는다. 그래서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참외 재배 농가들의 마음은 더욱 절실하다.
참외 재배 농가들은 "사드 때문에 시들어 말라 죽거나 사드 배치에 항거하다가 죽거나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사드 배치 철회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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