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인 드론' 언제쯤…국내 업체 속속 개발에 뛰어들어

드론(Drone) 개발 열풍을 타고 국내 드론업체들이 '유인 드론' 개발에 뛰어들면서 상용화에 관심이 쏠린다.

레이싱 드론 개발·생산업체 '드로젠'은 지난달 26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유인 드론 축소 기체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에 사용된 드론은 실제 기체의 30% 크기의 축소형으로 가로·세로 90㎝, 높이 60㎝, 무게 7㎏이다.

18개의 모터가 장착됐으며 사람 1명이 탑승할 수 있는 좌석을 갖췄다. 이 드론은 이날 4분 가량 비행했다.

이 회사는 시험 비행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2018년까지 120억원을 들여 실제 사람이 타는 드론 시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준택 드로젠 부대표는 1일 "이번에 시험비행한 드론은 모터 1∼2개가 고장 나도 추락하지 않도록 안전성에 중점을 둬 18개의 모터를 적용했으며 이를 제어하는 FC(비행제어) 시스템을 갖췄다"며 "직접 사람이 탑승하지 않았지만 유인 드론 개발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해상구조드론 개발·생산업체 '숨비'도 유인 드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본 설계를 마친 이 업체는 사람 2명을 포함해 300㎏을 싣고 1시간 가량 비행할 수 있는 드론 시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장애물 충돌방지 시스템과 지정 지점 이·착륙 시스템 등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인선 숨비 대표는 "유인 드론은 무엇보다 새 등 돌발적인 장애물에 대응해 탑승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기술이 중요하다"며 "3년 안에 개발하지 않으면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유인 드론은 중국 드론 제조업체 '이항(億航)'의 '이항 184'다.

본체(조종석)로부터 뻗어 나온 네 개의 팔에 8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된 이 드론은 2시간에 걸쳐 완전히 충전하면 최대 100㎏까지 싣고 23분가량 비행이 가능하다.

탑승자가 복잡한 조종 기술 없이 태블릿으로 '이륙'과 '착륙' 등 두 가지 명령만 내리면 하늘을 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항 184는 네바다주 사막에서 시험 운항을 승인받아 승객 1명으로 태우고 자율 비행 시험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항은 이 드론을 연내 판매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업체 관계자들은 실제 상용화까지는 계획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창경 인하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유인 드론은 드론의 크기 문제다. 드론의 크기를 키우는 건 큰 어려움이 없지만 사람이 탑승하면서 생기는 안전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결국 테스트를 거쳐 완전한 안전성을 확보하는 시점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다. 국내 상용화는 2025년께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드론업체 관계자는 "드론에 사람이 타기까지는 인공지능(AI) 기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발상황에서 드론이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진행방향 등 비행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세계 곳곳의 업체들이 자사의 유인 드론 개발을 홍보하고 있지만 막상 상용화에 주저하고 있는 것은 이 기술확보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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