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남혐'여혐'이라고 불리는 이성 혐오'비하 현상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포항에서 '남녀 상호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하이 앤 이퀄 챌린지'(High and Equal Challenge)라고 이름 붙은 이 운동은 2014년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기 위해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떠올리게 한다.
'하이 앤 이퀄 챌린지'는 남성과 여성이 하나의 줄을 이용해 줄넘기 10회에 도전하는 것으로, 실패하면 1만원을 '남녀 상호 존중 재단' 설립기금 명목으로 기부해야 한다.
이 도전에 줄넘기가 선택된 이유는 도전자들이 눈높이를 같게 하고 호흡을 맞춰 똑같이 뛰어야 줄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전이 끝나면 2명을 지목하고, 지목된 사람은 24시간 안에 같은 도전을 하는 것이 기본 규칙이다. 성공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페이스북 '남녀 상호 존중' 페이지에 올리면 인증된다.
포항 월광독서클럽 아이디어로 출발한 이 도전은 지난 20일 윤지찬(14'제철중) 군과 그의 단짝을 시작으로, 일주일 만에 남녀 50여 쌍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이강덕 포항시장, 김정재 국회의원, 문명호 포항시의회 의장 등 지역 인사들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27일 현재까지 모금된 금액은 12만원. 월광독서클럽은 모금액이 충분히 쌓이면 남녀 상호 존중을 위한 재단을 설립해 '남녀 상호 존중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또 재단 기금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등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민수 월광독서클럽 회장은 "일곱 가족과 독서토론을 매주 하던 중 최근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혐오하고 비하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는 문제를 주제로 다루게 됐다"며 "'이 현상을 치유할 방법이 없을까'를 두고 자녀와 고민하던 중 이 도전을 생각하게 됐고, 아이들이 먼저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이 전국으로 뻗어나가고, 올림픽 등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해 세상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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