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8월. 워낙 기온이 하염없이 치솟다보니 일을 붙잡고 있어도 기운만 빠질 뿐, 별반 효율이 오르지 않는 시기다. 이럴 땐 남들처럼 휴양지로 멀리 떠나진 못하더라도 가까운 명소를 찾아 머리를 환기시키는 편이 도움이 된다. 한국관광공사는 8월 가볼만한 곳의 테마를 '도시에서 만난 휴식'으로 정했다. 도심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곳들로, 큰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하루 여행지로 선별됐다. 더구나 도시로 떠나는 여행은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해 더욱 즐겁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사진설명 :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한국관광공사 제공]
태화강대공원은 여의도공원의 2.3배 크기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태화강 십리대숲은 한여름 무더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도심 속 쉼터다.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대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뤘다. 대숲은 산책로와 죽림욕장을 갖추고 있으며, 태화강을 따라 구 삼호교에서 태화루 아래 용금소까지 10리(약 4㎞)에 걸쳐 펼쳐져 있다. 십리대숲이라는 명칭이 여기에서 유래했다. 잠시 세상의 시름을 내려놓고 사색을 즐기기 제격이다. 대숲에서 내뿜는 음이온은 머리를 맑게하고 심신을 안정시킨다고 하니 무더위와 열대야로 인해 급격히 치솟은 스트레스를 치유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태화루는 밀양 영남루·진주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불렸던 곳으로,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2014년 복원했다. 그 외에도 태화강 주변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이 조성돼 있고, 대나무 생태원, 실개천, 초화단지 등이 조성돼 있다.
울산 지역 최초의 근대식 철근 콘크리트 교량인 구 삼호교는 등록문화재 104호로 지정되었다. 태화루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멀리 십리대밭교를 바라보며 쉬어 가도 좋다. 강 건너편 태화강전망대에 올라가면 십리대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와 십리대밭을 오가는 나룻배도 있다. 또 태화강 주변 태화강대공원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이 조성돼 있어 자녀들과 하루를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 주변 볼거리: 대왕암공원·장생포고래문화마을·진하해변·간절곶 등
문의 : 울산종합관광안내소 052)229-6350~3
◆서울 '케이스타일허브&이색서점'
[사진설명 : 교보문고 카우리 소나무 독서 테이블=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2~5층에 자리한 케이스타일허브는 한국적인 멋과 맛을 체험하는 곳이다. 전국 주요 관광지와 홍보 영상이 모니터를 통해 펼쳐지는 360도 파노라마 갤러리, 드론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오큘러스 체험 존이 눈길을 끈다. 안내데스크에서는 여행상담을 해주고, 뒤편에 한류스타와 함께 사진을 찍고 춤을 출 수 있는 디지털 한류체험 어트랙션이 자리하고 있다. 또 3층에는 한식전시관, 4층에는 한식체험관, 5층에는 아트마켓관이 들어서 있어 다양한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케이스타일허브 인근 서점 탐방도 무더위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영풍문고는 서가 곳곳에 '개인의 서재'를 콘셉트로 독서 공간을 꾸민 것이 특징이다. 또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5만년 된 카우리소나무로 만든, 100여명이 동시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공간과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교보아트스페이스를 갖췄다. 인근 명동 북파크 역시 무더위를 피해 독서와 휴식을 즐기기에 좋으며, 맥주를 마시며 책 읽기를 즐기는 북바이북, 금요일 밤마다 '심야책방'을 여는 북티크는 나 홀로 보내는 도심 피서지로 제격이다.
○ 주변 볼거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인사동·덕수궁·경복궁 등
문의 : 케이스타일허브 02)729-9496
◆목포 '갓바위 지구'
[사진설명 : 목포 갓바위 지구 분수놀이터=한국관광공사 제공]
목포 갓바위 지구는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관이 모인 곳이다. 갓 쓴 선비를 닮은 바위 두 개가 나란한 갓바위부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을 비롯해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등이 자리하고 있어 아이들의 학습 여행지로 제격이다.
해양유물전시관은 1975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배와 거기 실린 다양한 유물이 전시된 곳. 고려선실과 신안선실, 어촌민속실과 선박사실로 구성됐다. 우리 전통 배인 한선(韓船)의 역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선박도 살펴볼 수 있다. 목포자연사박물관은 거대한 공룡 화석, 다양한 생물 표본, 박제품 등을 볼 수 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차범석, 박화성을 비롯한 목포 출신 문인의 자료를 모아둔 목포문학관과 한국 남종화의 거장 남농 허건의 작품을 전시한 남농기념관도 둘러볼 만 하다.
○ 주변 볼거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목포 평화광장, 남진야시장 등
문의 : 목포종합관광안내소 061)270-8598
◆청주 '청원연꽃마을'
[사진설명 : 청원연꽃마을=한국관광공사 제공]
청주시내에서 차로 불과 10여분 거리, 강내면에 있는 청원연꽃마을은 화사한 연꽃을 감상하고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다. 지난 2001년 연꽃을 심으며 새롭게 변모, 농촌 체험 마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계절별 농촌체험과 공예, 수생식물 관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여름에는 전통 부채 민화 그리기, 화분 만들기, 강태공 낚시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연잎을 수확하는 8월 초까지는 연잎칼국수·연잎밥도 맛볼 수 있다.
여름에는 마을의 연못마다 연꽃들이 지천이다. 녹색농촌체험관에서 다목적광장 가는 길가에 자리한 첫 번째 연못은 논에 연꽃 습지를 조성한 마을에서 가장 풍성한 연밭이다. 다목적광장 뒤쪽에 자리한 두 번째 연못은 습지에 조성된 연밭으로, 정자가 운치있고 농사용으로 조성한 소규모 연못도 마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마을에는 황토 찜질 체험방도 있어 하루 묵어도 좋을 예쁜 마을이다.
○ 주변 볼거리 청주고인쇄박물관·상수허브랜드·옥화자연휴양림, 은적산 등
문의 : 청원연꽃마을 043)232-8400
◆광주 '환벽당&풍암정'
[사진설명 : 환벽당=한국관광공사 제공]
무등산에서 발원한 증암천 곳곳에는 조선 시대 누정이 여럿 남아 있는데 그 중 하나인 환벽당은 증암천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았다. 환벽당은 송강 정철이 10년간 머무르며 학문을 연마한 곳으로 유명하다. 환벽당에서는 주말마다 풍류의 장이 펼쳐진다. 녹음이 짙은 정원을 내려다보며 차향을 나누고, 판소리와 대금 연주 등 전통 공연이 펼쳐진다. 8월 20일부터 환벽당, 소쇄원, 식영정 등 광주와 담양 지역 누정·가사 문화권을 중심으로 '풍류 남도 나들이'가 열릴 예정이다.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풍암정은 원효계곡의 커다란 바위 사이에 석축을 쌓아 지은 정자인데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자태가 빼어나다. 정자 아래로 시원한 물줄기가 거침없이 흐른다. 환벽당 인근에는 충효동 왕버들군과 광주호 호수생태원이 있다. 왕버들군에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덕령의 이야기가 전하며, 생태탐방로가 조성된 호수생태원은 시원한 휴식 공간이다. 충효동에서 무등산 자락으로 오르면 무등산수박마을, 광주 충효동 요지, 원효계곡에 자리 잡아 탁족하기 좋은 풍암정 등을 차례로 만난다. 고봉 기대승의 위패를 모신 월봉서원에서는 '꼬마철학자상상학교' '선비의 하루' '살롱 드 월봉' 등 독특한 선비 체험이 펼쳐진다.
○ 주변 볼거리 무등산국립공원·증심사·근대역사문화마을·포충사 등
문의 : 광주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62)613-3621
◆포항 '북구 해안로'
[사진설명 : 포항운하 전망대에서 본 포항 야경=한국관광공사 제공]
북구 해안로 일대에는 영일대해수욕장을 비롯해 포항운하, 오어지둘레길 등이 자리잡고 있어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여름의 낭만을 즐기기 충분한 곳이다. 해마다 여름에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열리는 영일대해수욕장은 1975년 북부해수욕장으로 문을 연 후 2013년 해상 누각인 영일대가 들어서면서 이름을 바꿨다. 해수욕장에는 모래 썰매장이 조성돼 있고, 산책로에는 해가 바다 위로 떠오르는 순간을 포착해 조형화한 '인상-해돋이' 등 스틸 아트 작품이 전시돼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포항문화예술시장이 열린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포항운하는 해도동 형산강 입구부터 동빈내항까지 1.3km 구간에 폭 15~26m의 크기로 조성됐다. 원래 물길이던 곳을 산업화로 매립했다가 동빈내항 복원 사업으로 다시 물길을 살렸다. 포항운하관 앞 선착장에서 크루즈를 타면 죽도시장과 동빈내항, 송도해수욕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내륙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멋이 기다린다. 고즈넉한 산책에 좋은 오어지둘레길, 문화재 가득한 덕동문화마을 숲길까지 보석 같은 곳이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 주변 볼거리 영일대해변·죽도시장 등
문의 : 포항시청 문화관광과 054)270-8282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사진설명 : 장태산자연휴양림=한국관광공사 제공]
서구 장안로에 자리한 장태산자연휴양림은 '살아 있는 화석 식물'이라 불리는 메타세쿼이아 숲이 유명하다. 휴양림 전체 면적 가운데 4분의 1이 메타세쿼이아 숲이어서 한여름에도 서늘한 공기가 감돈다.
숲속산림욕장에는 삼삼오오 모여 더위를 피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평상과 의자가 놓였다. 돗자리 하나 들고 찾아가 쉬기 좋은 장소다. 숲속어드벤처는 휴양림의 명소다.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이어지는 길은 아슬아슬한 경사로를 지나 스카이타워 전망대에 닿는다.
휴양림에는 장태산의 식물과 나무, 곤충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고, 전시관 밖에 조성된 교과서식물원은 어린이 학습 공간이다. 교과서식물원 아래로 이어지는 산책로 끝에는 다양한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연못도 조성해 놨다.
○ 주변 볼거리 계족산황톳길·만인산자연휴양림·엑스포과학공원, 식장산 전망대, 태평전통시장 태평청년 맛it길, 대전문화예술단지 등
문의 : 대전종합관광안내소 042)86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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