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산지 면적이 넓은 경북은 산이 깊은 만큼 시원한 계곡도 많이 갖고 있다. 깔끔한 피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계곡이 좋다. 바다처럼 끈적이지 않아 좋고, 그늘이 많아 가만히만 있어도 시원하다.
◆문경'의성권
문경 가은읍 용추계곡과 농암면 쌍용계곡은 시내에 비해 기온이 5℃가량 낮은 냉골이다. 계곡물은 1분도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차갑다.
천연원시림 덕분에 햇빛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늘이 많고 바닥이 암반으로 돼 있다. 맑은 물은 특정 장소를 제외하고는 깊지 않아 어린이들의 물놀이에도 적합하다. 부근에 식당, 민박집과 콘도형 숙박시설이 있지만 숲속에 있는 야영장이 깨끗하고 넓어 야영을 하는 피서객들이 많다. 조용하면서도 가족들이 저비용으로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용추계곡은 암수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오른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쌍룡계곡은 훌륭한 암반 예술품이라는 찬사를 받는 곳으로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쌍룡계곡의 비경을 극찬하는 내용이 많다.
의성 춘산면 빙계리 빙계계곡은 가족 단위 여름 피서지로는 최고다. 바위틈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풍혈과 바위에 얼음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빙혈에다 계곡의 시원한 물까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김천'성주권
김천 증산면 수도리 수도계곡은 수도산(1,313m)에서 발원해 수도리 일대를 흐르는 옥동천 상류부로 청암사계곡과 함께 김천의 여름철 관광지다. 풍광이 좋고 물이 맑은데 차갑다.
계곡 인근에 유명 사찰인 청암사, 수도암을 비롯해 농촌체험마을인 김천옛날솜씨마을, 김천시에서 조성한 숲길 인현왕후길이 있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계곡이다.
성주에는 대가천계곡과 포천계곡이 있다.
김천 증산면 두리봉과 가야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수도암과 청암사를 지나 울창한 수목과 옥류가 어우러진 불령동천(佛靈洞天)을 만들고 성주에 접어든 물은 선바위, 배바위 등의 자연경관을 빚어내고, 성주댐으로 흘러들어 성주호가 된 후 다시 가천으로 흘러내려 큰 계곡을 이룬다.
물이 맑고 풍부한 데다 웅장하고 힘찬 가야산의 절경을 자랑하는 포천계곡은 기암절벽 사이를 뚫고 요란한 물소리와 함께 흰 거품을 뿜어내며 흐른다고 해서 포천계곡이라 부르고 있다. 조선 후기 문신이자 당대 최고 선비였던 응와 이원조가 지은 정자 '만귀정' 옆 폭포는 세찬 기운의 물줄기로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계곡 끝자락인 가천면 신계, 용사, 마수리는 개발되지 않은 가야산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마수리에서 가야산 정상까지 4.7㎞ 등산로 중간에는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죽전폭포가 자리 잡고 있다.
◆봉화'영양권
봉화 백천계곡은 태백(황지못)에서 발원하는 소하천인 대현천의 상류다. 잣나무 숲이 우거진 곳이라 하여 백천계곡이라 불렸으며, 위도상 최남단에 있는 열목어 서식지, 천연기념물 제74호로 지정돼 있다. 열목어는 낙동강 유역 중 유일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석포면 대현리이며, 한여름에 수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살지 못하고 용존 산소량이 풍부한 물에서만 살 수 있다.
봉화 법전면 소천리 사미정계곡은 다양한 어종과 적당한 물 깊이로 물놀이와 고기잡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영양 수비면 수하계곡은 20㎞에 이른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바닥까지 훤히 비치는 깨끗한 물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넓은 계곡 폭과 물이 만든 삼각주는 피서하기에 그만이다. 동해의 은어떼가 왕피천을 따라 올라와 낚시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수하계곡을 끼고 있는 반딧불이생태공원 등이 아시아 최초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돼 여름 밤을 즐기기에 좋다.
울진 백암온천 가는 길에 위치한 본신계곡은 하늘에 닿을 듯 즐비하게 늘어선 기암괴석과 흐르는 맑은 물이 한 폭의 산수화를 만들어 낸다. 인근 검마산 자연휴양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심신을 맑게 한다.
◆청송'영덕'울진권
청송 부동면 내룡리 얼음골은 전국에서 기온이 낮기로 유명한 곳이다. 높이 62m, 폭 100m의 기암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머리가 찌릿할 정도로 시원하다.
청송 절골계곡은 주왕산에 버금가는 곳이다. 주왕산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이 계곡은 아름다운 원시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주왕산 주 등산로보다 찾는 이가 적어 여름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영덕 달산면 옥계계곡은 포항'청송과 영덕의 경계에 있다. '옥계'(玉溪)는 이름 그대로 옥같이 맑고 투명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는 뜻. 조선 정종 때인 14세기 말 노(盧) 씨라는 선비가 선경에 반해 마을을 이루고 자신의 호를 옥계라 했고, 지명 또한 옥계가 됐다. 18세기 말 조선 정조 때 지어진 '침수정'(枕漱亭'경상북도 문화재 제45호)도 유명하다. 앞으로는 계곡이, 뒤로는 병풍암이 솟아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울진 북면 매봉산 자락 덕구계곡은 강원도 삼척과 경계한, 경북 끝자락이다. 형제폭포, 선녀탕, 무릉폭포 등 하나같이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금문교'노르망디교'하버교'트리니티교'서강대교 등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다리 12개의 모양을 본뜬 작은 다리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상류에는 바위를 뚫고 나오는 국내 유일 자연 용출 천연 온천수가 있다.
울진 온정면 백암산 신선계곡도 울창한 소나무와 수십 개의 늪, 200개를 헤아리는 폭포가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버들치'도롱뇽 등 1급수에만 서식하는 각종 물고기들은 신선계곡을 찾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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