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구벌 줌-인! 대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 대구 유일의 개인문학관 '264작은문학관'

'264작은문학관' 전경과 '264작은문학관'을 찾은 단체관람객과 함께 한 박현수 관장(사진 왼쪽 아래)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은 영국 경제학자,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가 한 말이다. 작고 소박한 경제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그가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크고 화려하며 세련되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21세기에 오히려 작은 것이 아름답고 칭찬받으며 지속가능한 것임을 보여주는 작은 공간들이 여기저기 만들어져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를 기반으로 하여 젊은 시절 사회 운동과 문학 활동을 펼쳐온 민족시인 이육사 선생을 집중 조명한 대구 유일의 개인문학관인 '264작은문학관'이 지난 5월 개관해 이색적인 문화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0㎡(약 15평)의 작은 터에 전문 건축가의 멋진 솜씨로 재구성한 이곳 1층은 소모임을 겸한 기획전시실과 카페, 2층은 상설전시실로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야외공간에서는 이육사와 친구들을 배경으로 포토존도 즐길 수 있다.

대구시 중구 북성로 골목 안쪽에 세워진 '264작은문학관'은 작아서 더욱 빛을 발하는 곳이다. 문학관이 세워진 건물은 1930년대 지어진 일본식 가옥으로 추정되며 역사의 굴곡진 사연을 담고 있는 곳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또 젊은 시절 이육사 시인이 문학 활동과 항일운동을 펼친 생활의 무대였기 때문에 문학관이 자리 잡은 곳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학관은 이육사 관련 희귀본과 70여 점에 달하는 이육사 관련 자료를 두루 망라하고 있다. 아울러 문학관 전시물의 이해를 돕는 '한 권에 담은 264작은문학관' 안내 책자를 비치해둬 관람객의 편의를 돕는다. 전시물에는 하나의 일련번호가 붙어 있는데 이육사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생애 등 그에 대한 내용이 작은 소책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육사 관련 공부에 더없는 지침이 된다.

'264작은문학관'은 알찬 내용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열린 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누구나 신발을 벗고 편히 기대앉아서 책을 볼 수도 있고, 사진 촬영도 제한받지 않고 가능하며, 마음대로 음료수도 마실 수 있다. 그냥 한번 스쳐 지나가는 문학관이 아니라 이육사 시인의 삶을 그대로 느끼고 공감해 보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곳곳에 작은 세심함이 배어 있는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동안 이육사 연구에 몰두해온 박현수(경북대 교수) 관장은 "대구에서 20년 가까이 문학과 사회 활동을 펼친 이육사 시인에 대해 대구 사람들이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며 "개인 문학관의 한 모델이 되어 앞으로 더 많은 개인 문학관들이 설립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264작은문학관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전문성을 가진 대구 유일의 개인문학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 강연과 소모임, 시 낭송과 문화상품 개발 등 다양한 문화 기획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야경이 특별히 아름다운 264작은문학관은 수'목'금은 오후 1시~오후 8시, 토'일은 오전 11시~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8월 26, 27일 이틀은 '대구 야행, 근대로의 밤' 행사의 일환으로 무료 개방해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한다. 주차장은 따로 없다. 관람료는 성인 2천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원이다. 문의 053)256-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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