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규모는 현재 그대로, 500만명 거점공항 기능할까

국방부 '통합이전' 제안서 논란

'통합이전 대구공항 규모는(?)'

K2와 통합이전하는 대구공항 규모에 대해 대구시와 정부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돌고 있다.

대구시는 갈수록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비해 현 대구공항보다 규모를 키운 거점 공항 건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전 민간공항 규모에 대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방부가 지난달 28일 발주한 '통합이전 후보지 조사 연구용역' 제안요청서에 이전 민간공항의 부지와 주요시설(여객청사, 계류장, 주차장 등)을 현재 규모(0.17㎢)로 설정해 이런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반면 이전 군 공항 부지 면적은 소음 완충지역을 포함해 15.3㎢로, 현재 K2 부지(6.25㎢)의 2.4배에 이른다.

대구시 관계자는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됐고 정부도 미래 항공 수요를 고려한 공항을 건설한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어 현 규모의 민간공항이 건립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민간공항 건립 사업 주체가 정부이고 아직 예산 규모가 나오지 않아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K2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이전 사업 주체가 대구시이지만 대구공항 이전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맡게 된다.

국토부 조사에서도 현 대구공항은 미래 항공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2014년 발표한 항공수요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이 되면 대구공항의 연간 수송 인원이 343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고, 현재 상승률을 고려하면 500만 명까지 이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 대구공항의 여객터미널 시설용량은 국내'국제선을 합쳐 375만 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 거점공항과 비교해도 대구공항의 규모는 부족하다. 지난해 수송인원이 211만9천 명으로 대구공항과 비슷한 청주공항은 계류장(9만1천47㎡'18대)이 대구공항(4만1천582㎡'9대)의 2배 수준이고, 주차장(4만1천978㎡'1천290대)도 대구공항(2만5천115㎡'1천30대)보다 더 넓다.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공항 역시 계류장(9만692㎡'25대)과 주차장(6만6천990㎡'1천888대)이 대구공항보다 크다.

또 이전 민항을 현재와 같은 규모로 설정하게 되면 활주로 길이도 현재(2천750m)와 비슷하게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중'장거리 노선취항을 위해선 활주로 길이가 3천500m 이상은 돼야 A380-800(좌석 수 644개) 등 1만1천~1만5천㎞ 거리를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를 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통합이전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후보지를 찾는 데 한정돼 있다"며 "활주로와 부지면적 등 구체적인 규모는 향후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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