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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역사속 인물] 시인 임화, 북한에서 총살

1953년 8월 6일 미제의 간첩으로 몰린 임화는 김남천, 이승엽, 이원조, 이강국, 설정식 등과 함께 총살형에 처해졌다. 전황이 불리해지자 남침 실패의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찾던 김일성에게 박헌영과 남로당계열은 좋은 먹잇감이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였던 임화의 삶은 한편의 비극적 드라마 그 자체였다. 일제강점기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일원으로 압박받는 민중을 노래했고, 카프가 해산된 뒤에는 친일의 길을 걸었다. 광복 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 결성을 주도하며 박헌영과 남로당을 칭송하는 데 열을 올렸다. 박헌영을 따라 월북한 이후에는 스탈린과 김일성을 찬미했지만, 친일 경력과 남로당계라는 꼬리표는 따라다녔다.

그가 가사를 쓴 '인민항쟁가'는 한때 빨치산과 인민군의 전의를 고취하는 데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작품마저 미제의 스파이로 몰리면서 '전의를 상실하게 하고 염전 사상을 고취시킨 작품'으로 격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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