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형곡동에 미군 폭격 희생자 위령탑 제막식

건립위 사업비 1억2천만원 들여 준공, 6·25전쟁 때 마을주민 130여 명 희생

6·25전쟁 때 미군의 폭격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구미 형곡동 마을주민 130여 명의 넋을 기리는 위령탑이 건립됐다.

구미 형곡동 미군폭격피해자 위령탑 건립위원회는 4일 기관단체장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전쟁 형곡동 폭격 희생자 위령탑' 준공 제막식과 추모제를 열었다. 위령탑은 1억2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가로 3m 세로 2.4m 높이 5m 규모로 황등석과 스테인리스스틸 등을 재료로 하며 '소지(燒紙)를 올리다'란 주제로 소원을 빌고자 종이를 불살라 공중으로 올리는 형태를 띤다.

6'25전쟁 당시 이 마을은 시무실, 사창마을 등으로 불리며 130여 가구가 살던 자연부락이었다. 1950년 7월 3일 오전 10시쯤 주민과 피란민들이 더위를 피해 냇가에서 땀을 식히던 중 미군 전투기가 8, 9대가 무차별 폭격을 가해 불바다를 만들면서 주민 130여 명이 숨지고 수백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처럼 참혹한 희생에 마을주민이 뜻을 모아 1992년 11월 '형곡동 위령탑 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해 2010년 진실규명 결정을 받아냈다.

구미시의원인 손홍섭'박교상 공동추진위원장은 "의정활동을 통해 형곡동 폭격 희생자위령탑 건립 촉구와 홍보활동을 통해 시민의 뜻을 모으고, 희생자 발굴 소위원회를 구성해 48명을 이곳에 모시게 됐다"며 "지금까지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희생자를 발굴하고, 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고 했다.

유족대표 김재수(76'형곡2동) 씨는 "늦은 감은 있지만 66년 세월을 지울 수 없는 악몽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피 맺힌 한을 위령탑 건립으로 조금이나마 풀 수 있게 돼 그동안 함께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하루빨리 억울하게 희생된 어른들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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