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기술로 만든 전기차 두뇌 양산 초읽기

SW·HW 장착 막바지 테스트, 지역 30여 개 기업·기관 함께 함여

대구 기업
대구 기업'연구기관들이 전기차 핵심 부품인 '차량제어장치'(VCU)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에 성공,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역 기술력으로 친환경 전기차를 만들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대구 전기차 테마클러스터 컨소시엄이 개발 중인 테스트 전기차.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 제공

대구 기업'연구기관들이 전기차 핵심 부품인 '차량제어장치'(VCU: Vehicle Control Unit)를 개발한 지 2년 만에 양산을 앞두고 있다. 순수 지역 기술력으로 친환경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대구의 중견 자동차부품 제조사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대표이사 김용중)과 전기차 테마클러스터 컨소시엄은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VCU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전기차에 장착해 막바지 테스트 중이라고 7일 밝혔다.

VCU는 전기차 차량체계의 통제와 소요 전력 등을 통제'관리하는 장치다.

이래오토모티브는 2014년부터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테마클러스터 구축사업에 대구시,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자동차부품연구원, 계명대학교, 타이코에이엠피(유), ㈜에이치엠지 및 30여 개 기업'기관과 함께 참가해 '대구 전기자동차 테마클러스터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리고 전기차 개발 사업과 VCU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이래오토모티브가 VCU 시스템 및 차량 캘리브레이션(각 장비의 특징을 조절하는 기능)을, 타이코에이엠피가 VCU 소프트웨어를, 에이치엠지가 VCU 하드웨어를 개발했고, ㈜신영(차체'인버터'컨버터), ㈜비앤디(차량-스마트폰 연동 솔루션), ㈜이래cs(차체) 등이 전기차 핵심 부품을 각각 개발해 왔다.

이래오토모티브 관계자는 "개발된 VCU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자체 개발한 주행 알고리즘의 차량 성능시험을 마쳤다. 머지않아 VCU 칩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이대로라면 언젠가는 지역 독자기술로 완성 전기차를 만드는 것도 꿈꿀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컨소시엄은 VCU에 대한 주행시험을 마친 뒤 소프트웨어 버그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있다.

전기차는 한정된 배터리로 모터와 에어컨, 와이퍼, 인포테인먼트 장비(내비게이션'오디오 등), 경보장치 등을 동시에 가동하는 동안 주행 거리가 짧아질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또 탑승자가 주행 안전과 무관한 조작'오작동을 할 경우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이에 대비한 안전설계를 도입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VCU는 탑승자가 내리는 각기 다른 명령에 대해 스스로 우선순위를 매기며 전력 소비량을 조절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하는데, 컨소시엄은 이를 위해 VCU를 실제 차량에 설치한 뒤 성능 및 오류를 점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기존의 내연기관차에 도입됐던 기능들을 전기차에서도 똑같이 구현해내는 것이 목표지만, 개발을 거듭하는 동안 점차 고성능'고효율 등 다양한 주행모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컨소시엄 소속인 계명대학교는 지역 중소 부품업체 30여 곳을 대상으로 전기차 구동체계를 교육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외 대기업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생산 비중을 늘릴 전망이고, 중소규모 전기완성차 제조사도 새로이 등장할 수 있는 만큼 지역 부품기업들끼리 전기차 부품 관련 기술 확보에 미리 나서려는 것이다. 기업들은 올해 미국 CES, 중국 자동차부품박람회 등에 참가해 전기차 산업 동향을 살피기도 했다.

컨소시엄의 이런 성과와 노력이 알려지면서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에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내연차를 전기차로 바꿀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구축하자"는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 컨소시엄은 다음 달 사업이 종료되고 나서도 참가 기업'기관끼리 협력관계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래오토모티브 관계자는 "머지않아 지역 기업들이 독자 기술로 일궈낸 성과를 양산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으로도 대구의 뛰어난 부품업체들과 함께 전기차 제조 및 사업화 기반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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