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을 지낸 호주인 케네스 로스(74)는 시드니와 브리즈번 사이 동부 해안에서 은퇴 후 생활을 지내고 있었다.아내와 함께 두 개의 작은 모텔을 운영하고 손자들을 돌보는 평범한 생활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삶은 약 2년 전 지역 주민의 소셜미디어에 오른 글 하나로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
전기기술자인 데이비드 스콧은 2014년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변에 소아성애자가 있다는 경고의 글을 올리며 퍼트려 달라고 요구했다.
스콧은 이 글에서 로스가 운영하는 블루 돌핀 모텔과 니르바나 모텔 때문에 "(자신이 사는) 남부카 헤즈 지역이 (소아성애) 괴물들의 집결지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특히 "이들 모텔 바로 앞에는 우리 아이들이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주민들의 걱정을 증폭시켰다.
이 소식을 듣게 된 로스는 가끔 가정불화 때문에 집을 나온 사람들을 위해 잠시방을 제공한 적은 있지만,전과자나 소아성애자를 묵게 한 적은 없다며 스콧에게 페이스북의 글을 내리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로스는 모르는 사람이 느닷없이 "당신이 블루 돌핀의 소아성애자요?"라고 말을 걸어오거나 모텔에 걸려오는 익명의 전화들 때문에 불안에 떨었지만,스콧은 꼼짝도하지 않았다.
결국, 로스는 잔혹한 폭행을 당해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지는 등 두 차례나 목숨을 위협받는 일을 겪었고, 가족들과 함께 다른 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지방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스콧에게 명예훼손죄를 적용해 15만 호주달러(1억3천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8일 보도했다.
주디스 깁슨 판사는 로스가 법을 준수하며 모텔을 운영해온 지역사회의 올곧은 일원이라며 근거도 없는 글이 로스의 일상이나 마음의 평화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깁슨 판사는 특히 스콧이 다른 사람의 말을 옮기면서 사전에 이 내용을 입증할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콧이 지역에 범죄가 치솟고 있는 만큼 아이를 둔 아버지로서 지역사회의 잠재적인 위협에 경고할 권리를 가졌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깁슨 판사는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의 익명성이나 즉각적인 반응,손쉬운 접근성이 스스로 배트맨 혹은 내부고발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주목을 받으려는 사람들,자기 바람을 충족시키려는 사람들에 의해 위험한 도구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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