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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논란 최남선·이광수 문학상 제정 '없던 일로'

한국문인협회(이사장 문효치)가 육당 최남선(1890∼1957)과 춘원 이광수(1892∼1950)를 기리는 문학상을 제정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문인협회는 8일 '육당문학상·춘원문학상 제정 철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당초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린다는 순수한 차원에서 이 상을 제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문단 안팎에서 그들의 문학적 성과보다는 친일 문제를 중점 부각함으로써 이 상의 기본 취지가 크게 손상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인협회는 "문학상 본연의 목적과는 관계없이 육당과 춘원의 친일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비화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이 상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효치 이사장은 "문협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자발적으로 중대 결단을 내린 만큼 모든 문인이 이 상에 따른 논란에서 벗어나 보다 더 화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인협회는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제정안을 가결하고 내년부터 우수 작품활동을 한 문인에게 이 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이 단체는 1961년 창립돼 현재 문인 1만3천600여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문학계 대표 단체 중 하나다.

그러나 육당과 춘원의 친일 활동 전력을 두고 문학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었다.

역사·사회단체인 역사정의실천연대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남선과 이광수는 친일 행적만 모아 따로 전집을 낼 수 있을 정도"라며 "문인협회는 시대착오적 친일 미화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문학계 내부에서도 단체 행동은 나오지 않았지만, 상당수의 문인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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