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의 과학으로 보는 올림픽] 수영의 항력 극복기술 개발

물 저항 줄이려 머리카락도 잘라, 경기중 물살 흡수하는 수영장도

우여곡절 끝에 재기에 나선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에서 단단히 체면을 구긴 것 같다.

수영에서 기록이 가장 빠른 종목은 자유형 50m로, 세계적인 선수들은 시속 8㎞ 정도를 보인다. 동물 중 가장 빠른 수영 기록은 돛새치(sailfish)로 시속 110㎞로 알려졌다. 수영의 기록 단축 요인으로는 반사기능, 부력조절 등이 꼽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추진 체제의 핵심인 유선형의 체형이다.

인간은 수영 기록의 한계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다양한 훈련법, 적절한 체형과 체격을 갖춘 선수의 발굴, 수영복의 개발 등 눈물겨운 시도가 있었다. 울 소재로 출발한 수영복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한 '리오스팩', 물에 뜨는 소재인 폴리프로필렌, 한때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가 사라진 전신 수영복 등으로 개발 과정을 거쳤다.

기록 단축을 위한 또 다른 시도는 수영의 근본적인 기술 개발이다. 수영 선수가 물속 동작에서 영향을 받는 힘의 요인은 부력, 항력, 양력, 중력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선수의 추진력을 결정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항력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항력에는 선수의 동작과 수영장 벽'바닥에서 발생하는 물의 파동에 의한 조파항력, 수영동작과 신체적 형태에서 발생하는 형태항력, 신체의 표면과 물의 마찰력에 의한 표면항력 등이 있다. 조파항력을 줄이려고 수심과 레인 등 수영장의 설계에 관심을 뒀으며, 형태항력을 줄이려고 영법과 자세의 개발'교정을 반복해왔다. 수영복의 개발은 표면항력을 줄이려는 시도이다. 과거 수영 기록의 단축에는 전신 수영복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전신 수영복이 금지로 물속에서의 속도 경쟁은 더욱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머리카락을 모두 자르는 시도에서부터 저항을 줄이는 수영모자, 항공 공학을 적용해 물의 저항을 줄인 물안경의 개발 등으로 접근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수영경기장 '워터큐브'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 워터큐브는 선수들의 수영동작에 따른 물살의 저항을 최소화했다. 수심을 3m로 하고 10개의 레인으로 양쪽 끝에 한 레인을 비워 경기 중에 발생하는 잔 물살이 벽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것을 최대한 방지했다. 또 풀 양쪽으로 배수조를 설치해 경기과정에서 발생하는 잔 물살을 흡수하도록 했으며 레인을 구분하는 로프도 물살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출발대에는 미끄럼을 방지하는 소재가 사용됐고 선수들이 입수 시 발의 각도가 90도가 되도록 설계돼 출발 시 추진력을 최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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