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 휴대폰을 분실한 이모(30) 씨는 잃어버린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가 습득자로부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휴대폰을 주운 여성은 "10만원을 주면 휴대폰을 돌려주겠다. 현금 10만원이 준비되면 연락 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은 것. 이에 이 씨는 다시 전화해 만나서 얘기할 것을 제안했고, 약속 장소에 인근 지구대 경찰과 함께 나갔다. 이 씨가 "사례금은 물건을 준 뒤 요구할 순 있지만 습득물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건 맞지 않다"고 하자, 습득자는 "그럼 휴대폰을 돌려줄 수 없다. 돈 가져오면 주겠다"며 돌아섰다. 결국 동행한 경찰의 도움으로 이 씨는 휴대폰을 돌려받았지만 씁쓸한 기분은 한참 동안 가시지 않았다.
휴대폰을 분실한 사람과 주운 사람 간의 입장 차에 따른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실한 휴대폰을 주워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려는 '악성 습득자'가 있는가 하면 휴대폰을 찾아줬는데도 제대로 사례를 하지 않는 얌체족도 적지 않아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
경찰에 따르면 습득물을 빌미로 돈을 먼저 요구하는 경우 점유이탈물횡령죄나 절도죄에 해당한다. 유실물법 제4조에 따르면 물건 주인은 분실물을 돌려준 사람에게 분실물의 5~20%를 보상해야 하지만 습득자의 보상 요구는 물건을 정상적으로 돌려준 뒤에야 가능하다. 만약 이 물건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고 물건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관리자가 있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주워서 돌려주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되면 절도죄, 특별히 관리되지 않는 공간에서 물건을 주워서 돌려주지 않으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된다.
경찰 관계자는 "분실 휴대폰을 두고 거액의 사례를 먼저 요구하는 습득자가 나타나면 일단 사례금을 주겠다고 안심시킨 뒤 약속을 잡고, 인근 지구대 경찰과 함께 습득자를 만나는 게 좋다"며 "습득자를 만나 경찰이 중재하면 물건 가격의 5%만 지급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조언했다.
반면 습득자도 비상식적인 일부 분실자의 태도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한다. 택시기사 이모(56) 씨는 "휴대폰을 택시에 흘리고 간 승객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화해 자신이 있는 곳으로 갖다 달라고 해서 직접 가서 전달해줬는데 사례는커녕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휴대폰만 낚아채듯 해서 돌아서 가더라"며 허탈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잃어버린 물건을 습득해 돌려준 사람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게 좋고, 법적으로도 보상하게 돼 있는 만큼 분쟁이 생겼을 땐 사례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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